내일 산에 가기를...

내일 산에 가기를.../cjsdns

내일 초교 동문산악회에서 북한산을 간단다.
산행에 참여하는 기수 중에는 내가 속한 기수가 가장 위 기수다.
우리 기수보다 위 기수도 20개 기수가 있으나 이제는 모두 고령자이고 우리 기수 역시 참여하는 친구들은 별로 많지 않다. 그렇다 해도 참여도가 형편없고 성의 없는 일부 후배 기수에 비하면 우리 기수는 매우 참 야도가 높다.
이는 적극적으로 황동하는 임원진이라는 구심점이 확실하게 있고 그에 따라 동참하는 친구들이 있으며 끊임없이 친구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친구가 있기에 유지된다고 본다.

한두 번 가본 산이 아닌데도 북한산은 어렵고 가까이 있으면서도 먼 산이다.
엄청 큰 산이 아님에도 웅장하고 바위산이다.
그리고 품은 자락이 생각보다 넓다.

일단 북한산 하면 바위산 이렇게 생각이 되고 어렵다는 생각부터 하는 사람이 많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어쩌면 울산바위에서 혼이 난 후로 바위산은 더욱 조심하게 된다.
멀리서 보기는 참 멋진 산인데 막상 오르려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산에 가서 정상을 회피하고 아래서 놀다만 오기는 더욱 싫은데 이런 생각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른다.
친구들 중에는 산행 자체를 엄두를 못 내는 친구들도 많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다.
다소간의 시간 차이만 있지 이제 5년 10년이면 친구들 모두 산은 뭔 산 하는 세월이 올 것이다.
그전에 부지런히 다니 자하는 친구도 있는데 그 말도 일리는 있다.
노는 것도 구경도 기력이 건강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일 가는 산행을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다른 건 못하고 여러 궁리를 한다.
차를 가지고 갈까, 그러면 주차장은 있나에서 전철을 타고 가면 어떨까 생각하니 그러려면 청평에서 경춘선으로 출발해서 어디서 환승은 해야 하고 몇 번 출구로 나가야 약속 장소에 빠르게 도착하나도 인터넷을 검색해가며 체크한다.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아침 6시 40분대 전동차를 타야 한다.
그 차는 다행히 청량리까지 바로 가니 좀 걷기는 해도 옥수동 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1호선 환승이 될 거 같다.

이번 산악회 참여를 위해서 며칠 전에 작은 가방도 하나 장만했다.
그 리고 사용을 거의 안 해서 잊어 먹고도 재발급을 안 받은 잎선 세대 산업 역군이라며 주는 전철 우대 승차권도 재 발급을 받았다. 그래서 이동 중에도 시간 활용이 가능한 전철을 이용해서 내일 모임에 참석을 하려고 한다.
하여, 새벽 일찍 밭에 다녀온 아내에게 내일 가지고 갈 것들 오늘 챙겨주고 내일 밭에 갈 때 내가 자고 있으면 깨워주고 가라고 부탁을 했다.

늦어도 6시에는 일어나 6시 3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이렇게 내일 일에 대해서 전날 새벽부터 생각하고 준비하려는 것을 보니 늙기는 늙었나 보다.
그냥 전날 저녁에 챙기던지 아침에 일찍 챙겨서 다니곤 했는데 이젠 그런 것들이 쉽지 않다.
이러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나갈게 참석, 이렇게 말해 놓고는 아예 잊고 참석 자체를 못하게 될까 하는 염려가 앞서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사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거나 잊을까 염려하여 기록하여 챙기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록을 해놓지 않으면 잊는다. 기록을 해도 잊고 태평할 수도 있다. 하여 한 친구의 말대로 일정을 미리 정해놓고 매일 아침 일어나 그날 할 일과 일정을 챙긴다는데 별로 하는 게 없는 나도 이제는 그래야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합니다.

2022/06/03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