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천운

in hive-160196 •  4 years ago 

소년 천운./cjsdns

이른 아침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소년
마을 앞을 흐르는 냇가로 기대에 찬 발걸음을 옮깁니다.
냇가에 도착하면 마음은 콩당 거립니다.

지난밤 어둠이 깔리기 전에 놓은 주낙을 걷어 올리면
물고기가 물려있어 신바람이 납니다.
재수가 좋은 날은 여러 마리의 고기가 물려 있습니다.
배때기가 붉은 불거지 거무스레한 꺽지
입이 제 머리보다 큰 메기 잡을 치면 면 쏘는 퉹가리
밤낚시로 밤을 새도 잡지 못하는 고기를
주낙을 놓으면 집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꿈속에서나 그리는 고기를 잡았습니다.
주낙을 걷어 올리다 소년은 깜짝 놀랐습니다.
똬리를 틀듯 주낙을 감싸고 있는 놈을 보고
순간 뱀장어다 하는 기쁨과 함께 두려움에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난생처음 잡아 보는 뱀장어를 놓칠세라
주낙 줄을 통째로 끌고
냇가 작은 모래밭으로 올라왔습니다.
처음 잡아보는 큰 고기라 두렵기도 했고
물속에서 떼어내서 종다리에 담다가는
미끄러워 놓칠 거 같다는 생각에
모래밭에서 떼어내는데
얼마나 손이 덜덜 떨리고 미끄러운지
놓치고 말았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영영 놓친다는 생각에
얼른 두 손으로 움켜 잡았습니다.
미끄러운 점액질을 내뿜는 뱀장어라도
모래밭에서는 별 수없습니다.
얼마나 신이 났나 모르던 그날
어른들이 등에다 배터리를 짊어주고
긴 막대 끝을 바위 밑에 쑤셔 넣으면
튀어나오듯 나오던 뱀장어
부럽기만 하던 그 뱀장어를 주낙으로 낚은
그 시절의 설렘을 요즘 새록새록 느낍니다.
반세기도 훨씬 지난 그때 그 느낌을
다시 느끼는 나는 천상 소년인가 봅니다.

문득 소년 천운이라고 불러주던 사람이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누가 그분을 찾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분이 누구인지는 아래 글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https://steemit.com/kr/@cjsdns/r6dlu-cjsdns#@cjsdns/re-rosaria-re-cjsdns-r6dlu-cjsdns-20171202t125955590z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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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천운은 꿈이 가득한 소년임이 틀림없고 나는 그의 꿈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