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수필] 할머니 건강하세요!

in hive-160196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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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와 통화를 했다. 투표를 독려하기 위함이었는데 오히려 나보다 일찍 투표를 하셨다. 우리집은 정치 사상이 다양해 누구를 뽑으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냥 투표를 했냐 안 했냐만 물어보는데 불필요한 토론을 하지 않아 참 다행스럽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할머니댁에 반찬을 가져다가 집앞에만 놓아두고 왔다는 이야길 들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일주일 전쯤 할머니께서 코로나에 걸리셨다고 한다.

이틀에 한 번씩 요양보호사분이 오셔서 할머니를 돌봐 주시는데 소속되어 있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할머니와 엄마, 요양보호사 모두 별다른 증상은 없었으나 밀접접촉자에 고위험군이라 pcr검사를 받으셨고 할머니와 요양보호사분은 양성이 나왔다. 엄마는 음성이고 확진된 두 분도 별 이상없이 일주일이 지나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이틀 뒤면 격리해제 된다는데 무사히 지나갔으면 한다.

할머니는 1933년 생, 올해 아흔 살이다. 3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끔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린다며 곡기를 끊으시기도 했고, 연세 때문에 치매도 있으시고, 앞전에는 무릎을 다쳐 병원에 입원해 계시기도 했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아오셨기에 천수를 누린 건 사신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까지도 몸과 마음이 아팠던 어린 시절 할머니의 포근한 품이 기억난다. 내 손을 꼭 쥐고 시장에 데려가 쌈짓돈을 꺼내 고소한 통닭을 사주던 것도, 내 머리를 본인 무릎에 눕히고 ‘우리 아가 아프지마라. 늙은 할미가 대신 아플게.’하고 말씀하신 것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가끔 연락을 드리면 곁에 계시는 분들께 멀리 서울에 있는 손주가 전화를 했다면 그렇게 자랑하신다. 대단한 일도 아닌데 민망하고 죄송스런 순간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막상 누군가가 곁을 떠나는 경험은 참 슬픈 일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할머니를 찾아 뵙고 연락 드릴 수 있을지 모르나 내가 할 수 있는 한 자주 해야겠다. 할머니께서 하루 빨리 코로나를 극복하시고 일상 생활로 돌아가시길, 그리고 우리 곁에 더 오래 머무르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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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시지 않고 건강하게 사시다가 하고 싶은 일 많이 하시고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본가에 어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 늘 제 걱정이죠.
부모님은 평생 그러다가 가시나 봅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실 거예요!

저도 모친이 허리가 굽으셔서 걱정입니다.ㅜㅜ

도잠님 어머님께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