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하며 옛 추억 적어봅니다.

in hive-160196 •  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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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어제는 비가 오고 오늘은 날씨가 흐려 마음이 적적해져 적어봅니다.
요즘 뒤늦게 코인에 대해 알아보던 중 이곳은 글을 공유하면 코인도 주고 여러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 같아 보여 글을 남겨 봅니다.
이런 인터넷 공간에 글을 남겨본 경험이 적어 어떤 식으로 남겨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윗쪽엔 사진이 없고 영어만 있는데 아래ㅉㄱ엔 사진이 올라간 것같고 아직은 어렵습니다.감사합니다.
어젠 하루종일 비가 와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술을 마실까 고민도 했지만 혼자 마시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술을 아끼는 잔에 부었다. 아끼는 잔이라기 보단 책상 위에 항상 두어 술이 마시고 싶을 때마다 유용히 자주 쓰는 잔이다. 요즘 자금사정도 좋지 않고 해서 예전에 선물받았던 조니워커 허니를 깠다. 술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카라멜의 가향이 맘에 들지 않아 쳐박아뒀던 술이다. 그리고 카라멜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그녀를 따라 먹다가 충치 치료에 썼던 돈이 생각나 마냥 달게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 여자애의 이름은 가영이었다. 만난지 족히 이십년은 넘은 여자애의 이름을 기억한다는게 이상할 수는 있다. 나는 오히려 몇년전 혹은 몇 달 전 만난 여자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나이가 됐다.(이걸 읽는 어린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어찌됐든 내가 가장 순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에 가영이를 만났다. 대략 준코같은 룸식 술집에서 일하다가 만난 기집애다. 어려서 여자를 많이 몰라서 그런지 여자가 가장 이쁠 나이에 가영이를 만나서 그런지 나에겐 예뻐보였다. 가영이는 여고를 나와서 바로 이곳으로 알바를 했는데, 그 때는 두발규칙이 있어서인지 어깨를 살짝 넘은 머리가 찰랑거리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깔깔거리며 내 어꺠를 짚던 여자애였다. 나에게만 살갑게 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가영이를 은근하게 마음에 두고 있었다.
가영이와 직접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것은 어떤 한 취객때문이었는데, 남자들끼리 술을 먹다가 서빙을 들어간 가영이의 몸을 터치해 울음을 터트리며 사장과 나에게 하소연을 해왔다. 그 날 가영이는 집에 혼자가기 무섭다며 내게 은근히 바래다주기를 바랬는데 나는 당연히 이에 응했다. 가영이는 재개발 구역의 단층집에서 엄마와 살고 있었는데, 나와 가까워진 이후에도 아버지 이야길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홀어머니 밑에서 큰 것 같았다. 가영이를 집에 데려다준 그 날 부터 우리는 예전보다 더 가까워졌고 어느 날엔 일하지 않는 날에도 만나는 약속을 잡았다. 우리들의 첫 데이트였다.
글을 적다보니 술기운이 올라와 여기까지 적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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