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입니다
똑똑, 졸고 있는 그대를 깨웁니다
멀쩡한 건 다른 사람한테 팔고요
진열대에서
밀려난 못난이 사과를 샀습니다
주둥이 깨진 감도 샀습니다
졸 새 없이
사과를 많이 팔았으면 합니다
감도 많이 팔았으면 합니다
그가 건네는 과일 봉지를
두 손으로 받았습니다
보름 전에 태어난 쌍둥이 손주
잘 크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대는 씩 웃기만 합니다
내 이웃인 303호 그대
저녁마다 빈 트럭으로 돌아오기를
손주 용돈 넉넉하게 집어주는 날이 많기를
바라며, 또 바라며
콧물을 훌쩍이는 그대에게서 돌아섭니다
나는 먼저 집으로 갑니다
추운 겨울입니다
2021.12.06. /@Jami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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