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입동이 깜빡 잊고 늑장을 부렸는지 정작 입동 날은 푸근하더니 어제 새벽부터 비바람이 치고 한참 더 곱게 있을 것 같던 단풍을 다 흔들어 떨어뜨렸습니다. 무슨 심술인지 오늘도 아침에 재티 같은 눈을 날리더니 비를 뿌립니다.

첫눈이 푸근해야 첫눈맞이도 하고 설경도 보는데 제대로 내리지 않아 첫눈에서 미달입니다. 다음에 제대로 첫눈이 내리기를 기다리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거리에는 낙엽이 수북하고 비에 젖은 낙엽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걸어갑니다.

오늘 같은 날 김장하는 집이 있습니다. 어제 비를 맞으며 배추를 절이고 오늘은 일찌감치 배추를 씻어 물을 빼고 소를 버무려 놓았습니다. 쌓인 배추만 보아도 하도 많아 심란한데 딸이고 며느리고 손을 거들 사람은 아무도 안 온답니다.

남편이 소를 버무리느라 이마에 구슬땀이 흐르자 연신 수건으로 닦아줍니다. 그래도 맘씨 좋은 두 내외는 쌈 먹고 가라고 붙드는데 바쁘다고 하니 한 쌈만 먹고 가라고 해서 정말 딱 한 쌈 먹고 도망을 치는데 뒤통수가 뜨끔거립니다.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친한 사람불러 김장을 거드는데 이번에 밥 먹으라고 전화가 옵니다. 고맙지만 사양하고 일을 하다 안 되겠어서 잠시 짬에 쌍화탕 한 박스 들고 뛰어갔다 겉절이 한 움큼 들고 나서는데 그 집 내외도 차 트렁크를 열고 부지런히 김치통을 싣습니다.

아들네 집에서 가지러 올 시간도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김치 배달을 간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부모노릇 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 빌리면 ○○까지 든다.”

빠짐표 안에 알맞은 말을 적어주세요.

• 정답자 선착순 20명까지 1steem 씩 보내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 정답이 아닌 분들께도 적정량 보팅합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20명이 넘을경우 다음날까지 나누어서보팅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마감은 11월 10일 22:00이며 정답 발표는 11월 11일 22:00까지입니다.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제27회 이달의 작가 공모를 시작합니다.

https://www.steemzzang.com/hive-160196/@zzan.admin/27-zzan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