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사막투어는 새벽, 낮, 밤 시간대로 나뉘어 있었다. 줄줄히 늘어서 있는 투어회사와 그 앞으로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우글우글 모여있었다. 볼리비아를 방문했던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우유니 마을은 아주 소박했다. 잘 정비되지 않아 모래바람이 날라다녔고, 길거리에는 눈이 시뻘겋고 큰 개들이 어슬렁 거리거나 잠을 청했다. 시장이나 음식점도 파리가 날라다니고, 개들이 밥을 먹는 여행객 앞에서 어슬렁거렸고, 식탁도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 그녀는 우유니 사막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유하지 않다 못해 날 것 그대로인 모습이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오랜 여행에 청결하지 못한 것 쯤이야 익숙하기에 그저 개들이 귀엽게만 보였고,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나쁘지 않았고, 모래바람으로 퍼진 흙냄새도 대수롭지 않았고, 삶은 닭은 어디에서나 담백한 맛을 냈기에 그녀는 그저 행복한 모습이었다. 순수한 마을처럼 그녀도 굉장히 순수해보였다.
투어 회사마다 나뉘어진 칠판에 선착순으로 이름을 적기만 하면 신청완료였다. 얼마나 머무를지도 정하지 않은 자유로운 여행자 신분인 그녀는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새벽, 낮, 밤 사막투어를 모두 신청하기로 했다. 이전의 그녀같았으면 돈을 아끼겠다고 투어는 하나, 둘만 신청할게 뻔했다. 하지만 여행을 거쳐오면서 돈때문에 하지 않았던 결심들이 아쉽고 후회로 남아서 우유니 사막까지 와서는 아끼고 싶지 않았다. 우유니 사막은 정말 그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우유니 사막에서의 여행이 제일 행복했던 순간으로 뽑는 자신을 보면 돈따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은 큰 차에 올라 탔다. 같이 가는 열댓명의 일행들과 함께 그녀의 인생에서 항상 꿈꿔오던 우유니 사막으로 향했다. 차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지만 상관없었다. 그들은 청춘이었고, 아니, 그 광활한 은하수 아래에서 만큼은 모두가 청춘이었다.
그녀는 차 밖으로 펼쳐지는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차있었다. 그게 너무 아름다웠다. 사실 우유니로 향하는 버스에서도 그녀는 쏟아지는 별들에 황홀감을 느껴 입을 다물 수가 없었지만, 하늘과 소금사막의 조화를 보니 더욱 더 눈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차는 점점 사막 한가운데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덜컹거리는 차와 사람들. 그녀와 일행들은 춥다는 우유니 사막의 밤에 맞게 두툼하게 많은 옷을 껴입은 상태였다. 그녀는 가지고 있는 옷을 총 동원하여 조금 둔해진 몸으로 나온 상태였다.
문이 열렸고, 그들은 장화를 신은 첫 발을 내딛었다.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사막에 고인 소금물이 퍼졌다. 짠내 비슷한 것이 올라왔지만, 냄새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것은 마치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니였다. 그녀는 멈춰 서서 하늘과 소금사막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을 뺐겼다. 모두가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서성거렸다. 서성거리는 소리에 장화와 소금물이 부딪히면서 나는 저벅저벅 소리만이 귀에 들어왔다. 그 외에는 들리는 소리가 없었다. 그 흔한 새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도 없었다. 정말 '무(無)'의 상태였다. 춥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모든 신경이 다 뺏겨서인지, 옷을 많이 껴입어서인지, 심장이 하도 빨리 뛰어서 체온이 올라가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그렇게 다들 정신이 뺐긴 사이, 하나 둘 저편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인 투어사는 이유가 있었다. 무슨 기종의 카메라든지 기깔차게 사진을 잘 찍어주는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핸드폰, 카메라 모두 그의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알지도 못하던 기능이 주루룩 나왔다. 그리고 몸도 이리갔다, 저리갔다, 손도 빠르게 움직였고, 결과물은 예술이었다. 그걸 보고 주위를 둘러싼 한국인들과 그녀의 일행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우와~'를 연발하며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우유니에서 많은 사진을 남겼지만,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것만큼 감격스러운 것은 없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기적같은 기억이다. 은하수가 지평선 위에 선명하게 펼쳐져 있고, 자신이 공중에 떠있다고 생각이 들만큼 거리와 위치, 모든게 분간이 안가는, 중력이 작용하는 우주에 떠있는 기분은 그녀 가슴 깊숙히 새겨져있다. 그녀는 아직까지도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냐고 물어보면 '우유니 사막'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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