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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국세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증류식 소주 시장은 2011년 100억원대에서 2020년 기준 450억원까지 빠르게 팽창했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 보관의 용이성, 내가 원하는 대로 알코올 도수를 조절해서 마실 수 있는 확장성, 전통주라는 장르의 희소성이 성장 기반이 되어 증류식 소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젊은 세대가 증류식 소주에 빠진 이유는 오히려 전통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흥미롭다. 해외의 다양한 술을 비교적 쉽고 빠르게 받아들인 세대이다 보니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전통술이 ‘힙’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우리 술 전문 판매 주점 ‘삼씨오화’(3C5 花) 오화진 대표의 설명도 비슷하다. 오 대표는 “매장을 처음 열었던 2017년에 비해 최근 증류식 소주를 주문하는 이가 50% 이상 늘고,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의 연령대도 현저히 낮아졌다”고 했다.
고구마 베이스의 증류식 소주 ‘필’. 술아원 제공
소주라고 작은 잔에 담아 ‘원샷’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 소주는 곡물 특유의 맛과 향이 풍부한 만큼 마시는 방법도 다양하다. 젊은층은 전통 소주를 서양의 증류주인 위스키처럼 마신다. 천수현 전통주 소믈리에는 “향이 풍부한 술인 만큼 무조건 차갑게 마실 필요가 없고, 위스키를 마시는 글렌캐런 ( 글렌케언) 글라스처럼 향기를 맡기 좋은, 입구 폭이 작은 잔에 마실 것”을 추천했다. 천 소믈리에는 얼음을 넣고 온더록스로 천천히 즐기는 것도 권했다. 얼음이 녹으면서 알코올의 기운이 사라지고 깔끔하고 청량감 있게 마실 수 있다. 높은 도수가 부담스럽다면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단다. 시중에서 파는 과일주스나 토닉워터, 탄산수만 섞어도 소주 칵테일이 완성된다.
원소주 외에도 지금 가장 핫한 증류식 소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장안의 내로라하는 술꾼들에게 물었다. 오화진 삼씨오화 대표는 경기도 여주의 술아원에서 생산하는 ‘필’을 꼽았다. 필은 여주산 고구마를 100% 사용해 만든 술을 증류해 만들었다. 고구마 특유의 달큰한 향은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고 한다. “잘 숙성한 생선회나 숯불에 구운 이베리코 돼지고기 구이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는 것이 오 대표의 페어링 팁이다.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는 양촌양조의 ‘여유40’을 추천했다. 여유40은 100년 역사를 지닌 양촌양조장에서 1956년 출시한 ‘술춘’ 소주를 재해석한 버전이다. 8개월간의 숙성 과정을 거친 쌀소주로 깔끔함과 탄탄한 구조감이 돋보인다. 여유40은 간이 센 안주보다는 술 자체의 맛과 향을 해치지 않는 담백한 음식이 어울리는데, 소금 간만 해서 구운 돼지고기 목살구이나 육전 등과 함께 먹으면 술의 향미와 여운을 충분히 즐기면서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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