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도봉산-3 원효사(元曉寺)

눈 내리는 도봉산-3 원효사(元曉寺)

산엘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나라 사찰 상당 수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곳곳에 원효. 의상대사가 세운 절이 즐비하고 그들이 머물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아마 그 만큼 우리나라 불교에 끼친 영향이 크다는 증거일 것이다. 원효대사는 1986년도에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고 요석공주와의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이두를 창시한 설총을 낳기도 했다.

원효와 의상

의상과 원효는 한 시대 사람으로 우리나라 불교계의 양대 산맥이다. 의상은 20세에 출가하여 650년(진덕여왕 4년)에 사형(師兄: 한 스승 밑에서 불법을 배우는 사람으로, 자기보다 먼저 그 스승의 제자가 된 사람)인 원효(元曉)와 함께 당나라에 가던 도중, 당항성의 어느 동굴에서 유숙하게 되었다. 이때 해골에 괸 물을 마신 원효는 도의 길이 따로 있지 않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어 당나라 유학을 포기하고 의상과 헤어졌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의상(義湘, 625년 ~ 702년)은 고대 통일신라시대 중기의 왕족, 진골 김한신 장군의 아들로써 작가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중국 당나라에 유학하여 중국화엄종 제2대 조사인 지엄(至嚴)으로부터 화엄종(華嚴宗)을 수학하고 법통을 이어받았다.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시조이며 호는 해동화엄시조원교국사(海東華嚴始祖圓敎國師)이다.

원효사(元曉寺)

신라 선덕왕(632~649)때 원효대사가 한동안 이 곳에 안거하면서 수도장으로 삼았다고 하며, 이러한 연유로 이곳에 원효대사의 동상을 모시고 절의 이름도 원효사라 하였다.

1954년 주지 우일니가 재창할 당시 사지에서 불기, 수저, 기와, 구들, 동전 등의 유물이 나온 것을 볼 때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닌 것 같으나 사적기록이 없어 언제 개창하였으며 그 후 무슨 연고로 멸실되었는지 알 수 없다.

원효사를 나와 포대능선을 향해 올라가다 춥기도 하고 배도 고파 큰 돌 옆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꺼냈다. 차가운 음식 때문인지 몸이 떨리고 손발이 너무 시렵다. 지구상의 동물은 온도에 민감하다.

물고기도 자기에게 맞는 수온을 찾아 수 백 키로를 옮겨 다니듯이 인간도 체온에 자유롭지 못한 동물이다. 보온이 안된 상황에서의 무리한 등반은 천국으로 가는 첩경이 될 수 있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