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앞으로 국민의힘은 한동훈과 그 몇몇 젊은 비대위원의 손에 좌우될 것이다. 비대위의 핵심은 결국 누구를 공천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동훈이 공천과정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비대위원의 명단을 보면서 한국 정치가 얼마나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 임명된 비대위원은 거의다 정치인들이 아니다. 그것을 보면서 그동안 한국의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살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권에 얼마나 인물이 없었으면 모두 외부에서 사람을 데리고 왔는가 말이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모두 같은 문제에 처해 있는데 당내부에 개혁적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여당 야당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정치인들은 오너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정치권에 진입한 인물이다. 그런 과정은 특히 초선일수록 심하다. 중진의 경우에는 여당과 야당에 따라 조금 다른데 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거의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 중진들은 어용적 태도를 취하면서 거의 모두 따뜻한 자신들의 성안에서 무난하게 다선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금 양상이 다르다. 거의 대부분의 중진들이 국민의힘과 별로 다르지 않게 지도부에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는 어용적 태도를 취하면서 중진이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몇몇 중진들이 당대표와 지도부에 반기를 내세울 뿐이었다. 이 말은 국민의힘이 외부에서 비대위원을 데리고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과정을 걷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만일 쇄신이 이루어진다면 최소한 비대위원 꾸릴 정도의 인력은 확보하고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 명단을 보면서 김경율과 박은식 두사람 이름을 보고 잠시 생각을 했다. 조국 사태이후 페북에서 문재인 정권의 오만을 비판했었다. 그 이전까지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이 잘되기를 바랐지만 조국 사태이후 뭔가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으며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글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신평, 김경율, 얼마전 수임사건에 문제가 있었던 변호사 한명, 그리고 진중권 등이었다. 코로나 사태이후 문재인정권의 의사문제 정책에 관한 논쟁과정에서 박은식이란 이름도 자주 보게 되었다. 조국 사건 당시 강력한 비판을 계속하자 한동훈도 페북 친구를 신청해왔다. 아마도 당시 조국 광기에 맞서서 싸우는 몇몇 안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국의 비윤리성과 비합리성을 비난한다고 해서 윤석열과 한동훈의 반동적 성향을 지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던 사람들 상당수가 윤석열 쪽으로 기울었다. 문재인 정권의 강력한 후원자연했던 신평 변호사는 아예 내놓고 윤석열 지지로 선회했고, 김경율로 윤석열 지지로 넘어갔다. 신평과 김경율은 정권교체이후 뭔가를 기대하고 태세를 전환한 것 같았다. 이후 두사람을 차단했다. 요즘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박은식은 원래부터 국민의힘 경향을 강력하게 내비치면서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내비쳤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진중권이란 사람은 오히려 한결같다는 평가를 하게 된다. 김경율과 박은식이 비대위원에 포함된 것을 보면서 아마도 한동훈이 페북에서 활동했던 사람들 중에서 비대위원을 선출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본적인 태도를 잘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뭔가 한 건 저질러서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런 관심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입문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 같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발탁된 류삼영 전국서장회의를 주도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모두 초선들이 반개혁적 어용의 양상을 띠는 것은 그런 이유인 것이다.
정치를 하려면 내가 무엇을 지향하고 어떤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 확고한 신념을 지녀야 한다. 국가의 미래 그리고 사회의 발전에 내가 얼마나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하는 입지를 세우지 못하고 오로지 명망만을 위해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것이 작금의 실태다. 뭔가 한건해서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것을 밑천삼아 정치권에 진출하니 정치권이 끝임없이 타락하는 것이다.
젊은 정치인들은 올드보이들 보다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젊은 정치인들이 결코 다선 정치인들보다 더 발전적이고 개혁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때 젊었던 이준석이 개혁적이었나? 이준석은 나이만 젊었지 가장 반동적인 성향을 띠었다.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용혜인은 문재인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결국 개혁신당이란 것도 더불어민주당의 제2중대에서 머물고 말 것이다. 이번 국회의 성과를 결산해야 할 것이다. 사람마다 모두 평가가 다르겠지만 이번 국회는 초선의 완전한 실패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능력있고 소신있는 정치인들을 양성하지 못하면 한국 정치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입신양명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재가 없다고 ? 천만에 무지하게 많다. 당대표와 정치권이 일부러 그런 사람들은 불편해서 배제해서 그런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