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ASML이 첨단 반도체 제작을 위한 신제품을 미국의 인텔에 제일 먼저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며칠이 지났다. 간혹 윤석열의 네덜란드 방문의 성과가 별로 없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보도나 발표 또는 입장등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반도체 과학기술의 전문가라고 하면서 한국의 chip4 동맹가입을 목소리 높여 외쳤던 소위 전문가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 지금까지 우위를 보였던 것은 미국보다 반도체 기술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기술적 우위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노광장비를 들여오지 못하면 기술적 우위도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샌드위치 신세다. 저사양은 중국에게 밀리고 첨단 반도체는 미국에게 내주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저사양의 반도체는 어차피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렵다. 그러나 첨단 반도체는 뼈아프다. 한국이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
이번에 삼성이 네덜란드로부터 노광장비를 받지 못하는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상실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가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과 전문가들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으며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다. 이런 논의 자체가 없는 것이 바로 한국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을 이끌고 있는 지배세력들이 현실을 파악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네덜란드 ASML사의 경영차원의 결정이니 한국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첨단 노광장비를 모두 미국 인텔이 공급받기로 했다는 것은 이번 결정에 미국의 압력이 강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적이라면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횡포에 항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모두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이 없다. 윤석열 정권이 미국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미국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이번 일은 참사나 마찬가지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미국이 한국을 우습게 보고 자기마음대로 ASML을 휘둘렀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일은 윤석열 정권의 미국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이 빛은 참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제대로된 항의도 한마디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울지도 않는데 떡을 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철저하게 give and take다. 한국은 미국에게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받지를 못했으며 심지어 한국 경제의 잠재력까지 저당잡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받지 못했으면 당연히 그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하고 반성을 해야하며 정책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삼성을 위시한 재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번 일로 한국은 미국과 관계를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을 담당했던 모든 책임자들은 사퇴를 해야 한다. 제일 먼저 김태효를 처내야 한다. 그는 국가와 민족의 배신자다. 한국사회은 그런 작자들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윤석열이 김태효를 처내지 못하면 그도 공범이다. 윤석열도 탄핵받아 마땅하다. 한국정부가 미국과 네덜란드에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있나?
지금부터 한국은 스스로 살아 남을 생각을 해야한다. 미국과 네덜란드 ASML이 장난을 치면 한국은 나름대로 생존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라고 노광장비를 만들지 못하라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노광장비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하고 만일 그것이 어려우면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국가들과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런 시도도 하지 않으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더욱더 흔들리게 될 것이다.
삼성이 이뻐서 그동안 삼성편을 들어준 것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이재용이 삼성전자를 지켜갈 능력이 부족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한국은 반도체가 망하면 국가경제가 붕괴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이 지분을 대폭확대해서 공공기업화 시켜야 할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은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만의 TSMC도 결국 국영기업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라고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다.
윤석열 정권은 대외정책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 김건희 특검이나 대장동50억 특검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권과 더불어민주은 모두 국가잠재력 훼손의 공범이다. 한국의 지도층은 국가를 이끌어갈 능력을 상실했다. 결국 대중들이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은 어쩔수 없이 의병의 국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