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하루에 한개 정도만 쓰려고 했으나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오늘은 하나를 더 썼다. 어차피 29일 발표에 포함시킬 내용이기도 해서이다.>
뿌찐과 북한의 애매모호한 발언은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되었다는 국정원의 정보를 시인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뿌찐과 북한의 발언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에서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러시아로 들어간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도다. 여전히 북한에서 러시아로 들어간 사람들이 누구인지 무엇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국정원이 폭풍군단의 특수부대원이라고 제시한 우크라이나 정보보의 동영상 속의 북한 사람들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특수부대원이라고 하기는 이상하다. 북한의 최정예 특수부대원이 그정도라면 남한은 북한군대를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국정원이 파병했다는 정보를 발표하자 마자 긴급안보회의를 개최하여 즉각 모든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강력한 대응에는 우크라이나에 천궁2 포탄 현무미사일 등과 북한군의 전술에 능통하고 북한군을 포로로 잡았을때 심문하기위한 정보요원까지 파병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렇게 호들갑을 떨더니 갑자기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김용현은 북한정권의 비인간성을 강조하면서 북한군이 파병이 아니라 총알받이 용병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파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용병을 보낸다고 하는 것은 국정원이 정보를 완전하게 왜곡한 공작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병은 교전당사자로서 참전을 하는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하는 것이다. 파병이란 매우 심각한 문제다. 파병을 하기 위해서는 거쳐야할 단계가 많다. 북한은 러시아와 주둔국지위협정 소위 SOFA를 맺어야 한다. 파병이란 북한과 러시아간 국가와 국가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보내려면 북러조약이 비준되어야 한다. 러시아 두마는 24일 비준을 했다. 북한은 조약을 비준했는지 확인을 못했다. 혹시 확인을 하신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북러조약 3조의 협의에는 주둔군지위협정에 관란 논의도 포함될것이다. 그런데 그런 절차도 없이 북한에서 10월 하달동안 3000명이 러시아로 갔다. 이들이 파병된 군인인지 아니면 그냥 민간인 인력송출인지도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에 당장이라도 무기와 병력을 보낼 것 같던 윤석열 정권은 2-3일 전부터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김용현은 파병이 아니라 용병이라고 말을 애둘러 바꿨다. 용병은 남한 정부가 비난을 할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를 상대로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용병은 북한 주민 개인과 러시아와의 계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긴급안보회의에서 모든 조치를 다 강구하겠다고하더니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는 북한군의 동향을 보면서 유연하게 조치를 강구하다고 말을 바꾸었다.
윤석열 정권이 결정적으로 말을 바꾼 것은 신원식이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내용이다. 신원식은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단계별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지금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에서 적응훈련을 하는 단계'라고하면서 “다음단계는 이 병력이 실제로 전투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투에 투입되는 단계도 아니고 전투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말은 국정원의 파병 정보가 사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어서 신원식은 러시아에 들어간 북한 병력들이 수행하는 임무도 다양할 수 있다고 부언했다.
“실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일 수도 있고, 후방에서 작전지원하는 임무에 투입될수도있다. 후방에서 기지 경계를 한다든지 군수를 나르는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신원식의 이런 발언은 아무말 대잔치나 마찬가지다. 윤석열과 김용현 신원식의 발언을 국정원이 발표한 정보와 매우 다르다. 국정원은 정확하게 폭풍군단 4개여단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다고 했다. 특수부대 요원을 불러다가 뒤에서 1인당 한달에 2천달러씩 주고 후방에서 시덥지 않은 노가다 작업이나 시킨다는 것이 말이된다고 생각하는가? 그정도의 인력이라면 러시아안에서 그리고 중앙아시아에서도 충분하게 구할 수 있다. 굳이 북한의 특수부대를 부를 이유는 전혀 없다.
국정원이 거짓 정보로 대국민공작을 했다는 징후는 북한이 러시아에 800만 발에 달하는 포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800만발을 일렬로 세우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800만발의 포탄가격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개당 2000달러(270만 원)이던 포탄 가격은 전쟁 발발 후 8500달러(1140만 원)로 4배 이상 올랐다.
북한이 러시아에 싸게 주어서 2000 달러라고 치자. 그럼 160억 달러어치다. 북한이 절반으로 깍아줘도 80억 달러어치의 포탄을 러시아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상공여했다고 생각하는가? 23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27.7억 달러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정보의 왜곡은 사실과 거짓을 적당하게 섞어서 그 효과를 배가시킨다. 이번에 윤석열 정권과 신원식 그리고 국정원은 정보공작을 너무 지나치게 했다.
신원식의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이후 발표한 내용은 아무말 대잔치를 통해서 국정원을 이용한 정보공작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할 것인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파병을 하려면 북한과 러시아간 주둔국지위협정을 체결해야 하고 작전수행을 위한 제반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 작전책임지역, 임무수행간 러시아의 전투지원 부대와의 협조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전투지원이란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부대를 지원하는 포병과 통신 공병등의 요소를 의미한다.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북한이 파병하려면 군수지원과 함께 의무지원부대까지 같이 가야 한다. 1만명정도의 전투병력을 파병하려면 그 뒤에 수만명의 전투근무지원부대가 뒤따라야 한다.
껍데기로 군대생활을 했으니 부대를 파병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도 모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