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7 북한 붕괴를 말하는 한동훈을 보면서, 남한의 붕괴를 먼저 고민하기를 바란다.

in hive-168850 •  5 months ago 

한동훈이 오늘 진행된 관훈토론에서 북한 붕괴를 대비하여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땅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하기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 그의 답변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이 사람이 현실감각이 있는 것인지 걱정이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남한이 북한에 흡수통일 되는 상황이 발생할까 매우 걱정된다. 북한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북한은 앞으로 고질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비약적인 경제성장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수십년동안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면서 붕괴직전까지 몰아갔지만 실패했다. 북한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했고 성공했다.

북한 외무상 최선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와서 ‘우리는 인민이 굶어죽어 가는 것을 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모골이 송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인민이 굶어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했던 북한을 비난하기에 앞서 북한은 어떻게 해서 그럴 수 있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지도자였던 김정일의 강철같은 의지와 북한 주민의 호응이 있어서 가능할 수 있었다. 물론 북한이 주민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정치지도자의 의지가 강력하더라도 체제를 지탱하는 중간계층의 관리들과 군인들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어렵다. 그런데 이런 중간 계층의 관리들과 군인들의 장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북한처럼 고난의 행군을 하는 상황에서는 체제를 유지하는 실무역할을 하는 계층들이 제일먼저 무너지는 법이다. 북한이 어떻게해서 그런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은 매우 궁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말안들으면 죽인다는 식으로 2500만 이상의 국가를 통제할 수는 없는 법이다.

북한이 최악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사실 미국을 위시한 국가들은 북한이 어떻게 생존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했어야 했다. 남북기본합의서를 논의하는 당시 북한의 협상대표들은 자신의 체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고 포기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국가도 강압과 통제만으로 주민을 완전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북한주민의 경우에는 우리가 쉽게 짐작하지 못하는 통합의 강력한 동인이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무차별적인 북한에 대한 공습과, 그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그런 역할의 일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보기도 한다.

한동훈이 북한의 붕괴를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정도로 북한과 주변 국제정세에 변화에 무감각하다니 심각할 정도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자면, 남한의 국운은 기울어가고, 북한의 국운은 상승하는 상황이다.

국제정세의 변화로 인해 북한은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남한은 국제정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했던 해양세력은 점점 힘을 상실하고 있으며,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대륙국가들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국제정세는 우리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사실 신자유주의적 국제질서하에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의 최대 수혜국이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미국 자체사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신자유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것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트럼프다. 앞으로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버리고 신중상주의, 소위 신보호무역주의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한국은 보호무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미국은 신중상주의의 길로 가고 있고, 중국을 위시한 국가들이 자유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압박과 영향으로 스스로 자유무역주의의 길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그런 역할을 첨단에서 하고 있는 자가 윤석열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지고 중국은 북한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적어도 올해안에 러시아와 정상적인 교역관계를 회복하게 될 것이고, 얼마지 않아 중국과도 정상적인 교역관계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면 북한에 대한 태도와 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교역여건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고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당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일본이 당했던것과 같은 제2의 플라자 합의를 해야할 것이고 반도체 기술도 빼앗길 가능성도 낮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북한의 붕괴 운운하는 한동훈의 말을 들으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체제는 북한보다 훨씬 취약하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보다 속으로 더 강력하다고 생각하는것은 착각이다. 북한의 체제가 남한보다 더 강력하고 견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남한의 취약점은 심각한 빈부격차와 불평등이다. 빈부격차와 불평등은 남한의 통합을 심각하게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북한의 김정은보다 이재명을 더 미워하고 싫어할 것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북한의 김정은보다 윤석열과 한동훈을 더 증오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북한이 처들어와도 남한의 절반은 현재의 남한 정권을 중심으로 뭉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 정도로 남한의 체제가 취약하다는 말이다.

한동훈도 자신이 살고 있는 남한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똑똑한 사람이니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북한이 붕괴하느니 어떠느니 하는 소리하다가는 남한이 붕괴하는 초석을 깔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한동훈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지금 남한과 북한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서로 공동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 조야의 상황을 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남북한간에 일정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려 하는 것으로 감지된다. 한동훈이 고민해야할 것은 바로 이런 문제들이다.

이왕 정치하려고 들어왔으면 민족사의 주역이 되려는 포부는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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