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15 새로운 남북관계의 방향 : 평화협정의 체결로

in hive-168850 •  4 months ago 

남북관계가 새롭게 정리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크게 세 단계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구분은 워낙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영역이라 논쟁의 여지가 많지만 필자는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크게 3단계 정도로 구분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단계는 해방이후 한국전쟁과 72년 7.4 공동성명까지의 전시단계,
두번째 단계는 7.4 공동성명이후 91년 남북기본합의서까지의 공존단계
세번째 단계는 91년 기본합의서 이후 23년 12월 31일까지의 대화와 협력단계가 그것이다.

바야흐로 24년 1월 1일부터 남북관계는 4번째 단계로 접어 들었다. 4번째 단계는 적대적 국가 단계라고 하겠다. 여기서 적대적 국가단계란 북한이 설정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에 북한은 남북을 민족보다는 국가적 개념으로 설정한 것이다. 남북한이 서로 한민족이라고 할 때야 통일이 지상명제가 될 수 있겠지만, 남북을 국가라고 규정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통일을 하겠다는 말은 상대를 침략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작년 중반이후 김여정은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북한은 그 이전부터 남북관계를 민족관계에서 국가관계로 재설정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한을 국가라고 선언하면 남한은 북한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남북은 국가가 아니고 민족이라며 통일을 주장해야 할까? 아니면 북한의 주장대로 국가라고 인정해야 할까? 민족이라고 하면서 통일을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은 민족이 아니라 국가간의 관계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남한이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북한을 점령하거나 북한이 무너지길 기다려 흡수통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국가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남한의 극우세력들이 기대한 것처럼 북한이 무너지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국가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면, 남한 뿐만 아니라 중국도 북한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힘의 역학관계를 보면 북한은 남한이 아니라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다.

여기서 하나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남한의 극우세력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고 해서 북한이란 국가가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정권은 교체될 수 있지만 국가는 지속된다. 필자는 솔직하게 말해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보다 남한이 붕괴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통상 붕괴란 내부적 모순이 더 크게 작동하는 법인데, 북한보다 남한의 내부모순이 더 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외부에서 개입해서 붕괴시키기도 매우 어렵다. 특히나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는 주변국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각설하고 남한과 북한의 관계는 앞으로 북한이 설정한 것처럼 ‘적대적인 국가'가 될 것이다. 남한은 아직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남한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려면 헌법 전문의 영토조항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북한은 최근 국토완정이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여기에서 국토완정이란 북한의 현재 영토를 규정하는 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주장한 ‘적대적 국가'관계를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남한이 아무리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고 주장해도 북한이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고 대책도 없다.

앞으로 남한은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남한과 당분간 어떤 협력과 교류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아마도 남한의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기까지는 남북간 새로운 교류와 협력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필자가 그동안 주장했던 남북경제안보동맹이나 인문지리적 억제방안 같은 방책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필요한 고비와 단계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적대적 관계의 해소이다. 앞으로 남북한은 국가와 국가가의 관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를 위해서는 일단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 남한과 북한이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평화조약의 당자자는 북한과 미국이었다. 남북은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가 되었으니 남한과 북한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정상적인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수립할 수 있다.

결국 남북한앞에 주어진 과제는 적대적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로 귀결되는 것이다.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쟁이후의 잔재들을 정리하고 남북이 다시는 전쟁을 할 수 없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이후의 잔재라고 한다면, 미군의 한국주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해체와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내용을 하나로 정리하자면 남북한이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북미간의 문제는 또다른 문제이다. 남북이 우선 평화협정을 맺으려면 어떤 조건이 되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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