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3 최근 조선의 움직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

in hive-168850 •  5 months ago  (edited)

최근 조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움직임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별로 찾아 보지 못했다. 그것은 현재 조선의 대남정책이 기존의 노선과 완전히 상이하기 때문이다.

평생 북한이라고만 하다가 조선이라고 하려고 하니 뭔지 모르게 이상하다. 어릴때 우리는 조선사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지금도 부지불식간에 조선사람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마도 한국에서 스스로를 조선사람이라고 말하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이 아닌가 한다. 우리세대까지는 조선이란 말이 우리의 민족적 국가적 정체성을 의미했다. 아마도 우리 아래세대들은 스스로를 조선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낮설게 느낄 것이다. 우리는 부모세대들이 사용했던 조선이란 말을 듣고 자랐으니 아직 귀에 남아 있을 뿐이다.

한반도는 한국과 조선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제 한국과 조선을 분단이라고 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남북조시대로 이해해야 할지 분명하게 개념규정을 해야할 때가 온 것같다. 상호관계의 설정은 우리가 처한 현실과 상대방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체제가 보는 남북관계는 그 이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민족이 아니라 국가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적대국가로 본다는 것이다.

조선은 한국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적대적 국가관계에 부합하는 조치인 것이다. 경의선과 동해선 그리고 화살고지까지의 도로에 모두 지뢰를 매설하고 남북간 통행가능한 육로를 완전하게 봉쇄했다. 그동안 민족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내외부에서 남측이 사용해온 건물을 모두 해체 혹은 제거했다.

이제 실질적으로 한국과 조선의 관계는 완전하게 재설정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조선이 말한 적대적국가관계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조선이 남북을 적대적 국가관계라고 규정한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적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원래 상대방과의 관계를 규정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과거 현재 미래중 현재라고 하겠다. 남북은 한국전쟁으로 과거의 적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에도 적대관계라는 것이다. 현재 상대방을 적대관계라고 규정하는 것은 단순하게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서는 안된다. 현재에 상대를 적대관계라고 규정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한국과 조선이 서로 적대적 모순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즉 조선은 현시점에서 남북이 서로 모순적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인데,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한국이 조선을 흡수통일하려고 한다는 의구심 때문이라 하겠다. 둘째는 현재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로 인한 안보적 불안감이다. 이는 미국이 국제정치적 이유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하겠다.

실제로 한국의 집권세력들은 조선을 여전히 붕괴시켜서 흡수통일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적지 않다. 특히 윤석열 정권들어 집권세력의 조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기저에는 상호공존이 아니라 조선을 붕괴시킨다는 대북정책방향이 자라잡고 있다고 하겠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남북간의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국제정치적 이유로 인한 전쟁발발의 가능성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조선이 남북간 육로 통행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것을 어떻에 이해해야 할 것인가?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실질적 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뢰매설은 원래 방어적인 행동이다. 조선은 미국의 사주를 받은 한국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조선은 한국과 적대관계가 해소되기전까지는 절대로 남북화해 같은 과거의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조선은 남북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필자는 한국과 조선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이전에 한국의 집권세력들이 조선을 흡수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평화공존의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 과정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국 한국내 지배세력들의 인식전환은 미국의 실질적 패권붕괴로 인한 영향력 상실이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다. 결국 현재 남북관계는 민족내부의 역량보다는 외부의 조건변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저런 조건이 만족된다면 남북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현재의 군사분계선을 국경선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조치는 유엔사의 정전관리임무를 한국군에게 인계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로 조선과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가는 전적으로 한국내부의 민족적 역량에 달려있을 것이다.

한국내 지배세력들은 여전히 조선의 핵능력을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내부에서의 변화는 절대로 일어나기 어렵다. 유일하게 가능하다면 한국에 경제공황이 일어나 조선과의 경제협력이 유일한 출구라고 인식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그럴 때가 된다면 조선이 한국의 손을 잡아줄 것 같지는 않다.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는데 한국내에서는 아무도 지금의 변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지 별로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한국내 지배세력들은 조선의 핵문제를 자신의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조선의 핵문제를 한국을 통제하는 수단이자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 실질적인 위협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능력을 한국의 지식인과 지배세력들은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조선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써보았다. 솔직히 지금과 같은 상황을 정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수필처럼 써보았다.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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