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10 조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이해, 김여정의 담화가 차분한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in hive-168850 •  28 days ago  (edited)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은 조선이 과격한 나라이며 무모하고 위험한 도발을 일삼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냉전시기에 공비를 남파하고 청와대를 습격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한국전쟁이후라는 시대적 특성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하겠다. 냉전기에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도 북한에 공작원들을 적지 않게 보냈다고 하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공작원을 북으로 보냈는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이 호전적인 상대로 알려진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말은 매우 과격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대남선전선동에 사용하는 말들은 매우 과격했다. 남한 사람들 대부분은 북한의그런 말에 거부감을 느꼈다. 북한은 자신들이 강력하고 거친 말을 사용하면 남한이 위협을 느꼈으리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북한의 거친말들은 남한의 대중들이 북한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거칠고 강력한 말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처음에는 한국전쟁의 여파가 그대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 당시 북한도 자신들의 주민을 동원하려면 분노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후에는 냉전이 계속되면서 한국전쟁 당시의 행동방식이 그대로 이어졌고 그런 경향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북한의 말과 행동의 차이다. 북한의 말이 과격하고 도발적이기 때문에 북한의 행동도 과격하고 도발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북한의 남한에 대한 행동을 조금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그들이 공격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방어적이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물론 북한이 한국전쟁이후 냉전기까지는 공비도 보내고 청와대도 습격하는 등 과격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냉전이 붕괴되고 난 다음에는 눈에 띄는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크게 두가지 때문이라고 할 텐데, 첫째는 미국 정보자산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북한이 남한에 남파 간첩을 보내려는 시도는 거의 예외없이 사전에 탐지되었다. 북한의 조그마한 잠수정하나의 움직임도 다 파악하고 있다.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바로 비상이 걸리고 남한 군대는 북한의 침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간혹 북한이 90년대 초반까지 군사분계선을 통해 무장공비를 남파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것도 남한군의 감시장비로 인해 거의 사전에 탐지되는 실정이다. 90년대까지 은하계곡 침투사건이 있었고 심지어 95년에 임진강으로 무장공비 일당이 침투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96년 강릉 잠수함 사건은 북한 잠수함의 고장으로 인한 우발적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두번째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북한이 굳이 공작원 파견이라는 비싼 비용을 치루지 않더라도 충분히 남한에 대한 군사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시대가 된 이후 거의 모든 군사정보는 관심만 가지면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아마도 북한은 지금 별도의 정찰위성이 아니더라도 남한내 고가치 군사표적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은 매우 특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기 위해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아마도 북한의 대남도발중에서 가장 특이한 사례라고 하겠는데 .이는 북한의 권력승계과정에서 약관의 김정은이 군에 대한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한 예외적인 경우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강력한 자극으로 남아 있는 서해 NLL 일대에서의 남북간 충돌은 북한이 도발했다기보다는 남한의 도발과 과격한 대응이 초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심지어 김대중 정권도 군에 대한 정치의 통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군은 정권의 정치적 목적과 방향을 무시하고 북한에 대한 도발을 감행했고 그 결과 북한의 보복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역설적으로 군을 정치화시킨 노무현 문재인 정권 당시 군은 예외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 군의 정치화로 노무현 문재인을 거치면서 군의 전투력은 매우 약화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군대가 정치지도자의 의지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은 군대 스스로가 반성을 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이런 점에서 매우 특별한 사건이다. 남한은 북한이 버블제트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하지만 북한은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냉전시기까지는 행동도 분명 호전적이었다. 그러나 냉전이후에는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에 매우 조심스런 행태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조선의 오물 삐라 살포이후 한국 조선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의 오물삐라 살포는 한국의 탈북민 단체가 보낸 삐라에 대한 조선의 대응이라고 하겠다. 탈북민 단체의 조선에 대한 삐라 살포에는 미국 정보기관이 자금을 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조선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으로 보내는 오물삐라는 정당한 대응행위일 것이다.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조선이 오물삐라를 보내자 곧이어 확성기 방송재개를 선언했다. 앞으로 한국이 확성기 방송을 하면 조선이 어떤 대응을 할지 알 수 없다.

김여정이 확성기 방송에 대해 경고했다. 그 경고의 내용과 톤이 매우 차분하다. 차분한 경고의 톤이 더 걱정된다. 한국이 확성기 방송을 하면 조선은 그냥 있을 수 없다.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져 나가지 않도록 중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권을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확대한다.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전후 맥락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한 짓은 생각하지 않고 상대가 한 행동만 눈에 들어온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 조선간 군사적 긴장의 연속과 확대가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미 조선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획책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도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 상황을 경고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이 연속되면 어떤 경우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만일 조선이 한국의 확성기를 포격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의 상황이라면 즉각 한국군은 원점 타격을 한다고 할 것이고 확성기를 포격한 부대와 그 상급 부대 지휘소까지 타격할 것이다. 조선은 당연히 그에 대한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다. 군사분계선을 서로 넘지 않는 선에서 타격을 주고 받을 것인데 그런 화력의 교환이 언제 어떻게 중지될지는 현상황에서 예측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권의 확성시 방송 선언과 함께 김여정의 담화가 차분해졌다. 한국의 당국에서 윤여정의 담화를 어떻게 파악할지는 모르겠으나, 비교적 과거보다 차분한 담화는 앞으로 조선의 행동이 강력해질 수도 있다는 전조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쯤에서 남북한이 서로 삐라를 보내지 않기로 합의하고 이를 협정과 같은 형식으로 합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국제법은 국내법에 우선하므로 한국의 대북단체가 삐라를 보내는 행동도 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것이며, 헌법재판소도 여기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릴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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