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19 푸틴의 조선방문 의미,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군사가 아니라 경제다.

in hive-168850 •  19 days ago 

푸틴이 조선을 방문한 것은 동북아 국제정치질서가 근본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서 조선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갈 것임을 밝힌바 있다.

조선과 러시아가 포괄적 동반자 관계라고 선언하는 것은 사실상 양국의 기본관계를 재설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한국내 전문가들은 조선과 러시아가 군사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조선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군사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미 조선은 자위적 수준을 한참 능가하며 핵무기 제2격 능력까지 갖춘 상태이기 때문이다. 재래식 전력으로 한국보다 떨어진다고 하지만 조선은 전술핵무기 개발로 이미 재래식 전력의 열세는 만회하였다. 조선은 한국을 공격하여 한반도를 석권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한국과 미국이 조선을 공격했을때 이를 저지하고 파괴할 수 있는 충분한 전술핵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러시아의 조선에 대한 접근은 두가지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번째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약한 고리를 보강한다는 의미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러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국가는 조선과 베트남이다. 조선과 베트남 모두 중국과 역사적 긴장관계가 있다. 베트남은 통일이후 중국과 전쟁까지 벌였고, 조선은 한국전쟁이후 56년 8월 반당종파사건으로 중국세력을 모두 몰아냈다.

냉전 종식이후 조선은 중국의 노골적인 합병야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시진핑이 트럼프를 만나서 중국이 조선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뜬금없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이 조선과 관계개선의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이전까지 미국은 조선의 핵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이 조선의 영토를 점령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특히 오바마 정권하에서 미국은 조선의 핵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조선이 중국에 합병되는 방안을 선택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 미국이 취해오던 조선을 중국에 넘겨주는 정책을 폐기하고 조선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되었으니, 시진핑은 다한 밥에 코빠뜨리는 상황에 직면했고 그래서 트럼프에게 조선에 대한 중국의 연고권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조선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한 것은 19세기 유럽 외교사에서나 볼 수 있는 제국주의적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중국과 더불어 세계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가장 약한고리인 조선과 베트남에 미국이 파고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이번에 푸틴이 조선과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의 약한 고리를 러시아가 직접 보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러시아가 조선을 붙잡으려면 조선이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한다. 조선은 군사적인 지원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 이미 자체적인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 조선이 필요한 것은 핵과 미사일 개발과정에서 받게된 유엔의 제재이다. 러시아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언급했다. 이는 군사적인 협력보다 외교적 경제적 협력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조선과 경제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유엔제재를 무력화시켜야 한다. 러시아는 유엔제재를 무력화시키겠다고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비록 미국과 갈등관계이지만 유엔제재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조선과 경제협력으로 미국의 제제를 받아도 별 타격이 없다. 러시아는 조선과의 경제협력으로 얻게 되는 지정학적 이익이 미국의 제재라는 손실을 충분하게 상쇄하고 남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유엔의 기능이 정지되었다고 언급했었다.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사적 힘의 변화가 아니라 유엔의 사실상 완전한 기능정지라는 점이다.

조선은 앞으로 러시아를 통해 경제발전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마치 냉전기간 중에 미국이 한국을 발전시켰던 것과 유시한 측면에서 조선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겠다. 앞으로 조선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유럽으로 진출하는 경로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선은 핵능력 확보이후 본격적인 국가발전전략을 완전하게 수정한 것이다.

트럼프까지만 해도 조선은 한국을 매개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숨통을 터보려고 했다. 이번에 조선은 국가대외전략을 완전하게 수정했다. 앞으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상황은 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분한 조선은 한국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이 완전하게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 버린 것은 미국에게는 심각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아직도 한국의 주류세계에서는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개선이 의미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그런 점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다. 오히려 미국이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보니, 한국의 주류지식인들도 미국의 입장에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조선문제라면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빅터 차는 푸틴의 조선방문의미를 파악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미국이 패권을 상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분석 능력의 상실때문이라고 하겠다. 미국도 지금같은 사고방식과 상황파악 능력으로는 다시 유일강대국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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