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안보정세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세계는 이미 제3차세계대전에 완전하게 접어 들은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의 계기였다면 그 본격적인 무대는 중동지역이 아닌가 한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벌어진 일들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필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는 과정을 정확하게 인식한 하마스와 이란이 이스라엘을 타격함으로써 미국의 중동에 대한 제국주의적 지배구조를 붕괴시키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하마스 공격이후 뭔가 이상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집트 정보기관이 하마스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이스라엘에 통보했으나, 네타냐후는 그 정보를 몰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네타냐후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었고, 모사드가 하마스에 대한 감청을 중단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모두 말도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 정보부가 이런 사실을 네타냐후나 군에 통보하지 않았을리는 없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정보를 알았다면,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런 상황을 역으로 이용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마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유럽에 참전하기위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알면서 고의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만일 그렇게 했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마스 사태가 벌어지자 미국은 무려 항모 4척을 중동지역에 배치했다. 마치 미리 준비한 것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무슨 의도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갔을까?
전략은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를 얼마나 잘 구상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것을 전략적 상상력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는 일종의 전략적 상상력에 입각한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국제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었다. 미국이 아무리 자금을 투입하고 지원을 해도 우크라이아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기기 어렵다. 오히려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분열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휴전협상을 거부하는 상황이고, 만일 이대로 전쟁이 계속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최소한 동유럽은 러시아의 영향력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마치 나폴레옹 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후 러시아와 소련의 영향력이 확장된 것이나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석권하게 되면 유럽의 국제정치적 질서는 급변하게 될 것이다. 나토는 해체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미국은 유럽에서 패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더 이상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전략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은 고민했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중동지역에서 확고한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한다. 마침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정보가 있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려 했을 가능성도 충분하게 생각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미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빌미로 중동지역을 완전하게 석권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패를 상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상황은 매우 시급하다. 국지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시간이 더 많이 흘러가면 우크라이나군이 급속하게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이란을 압박함으로써 중동에서 확고한 우위를 장악하여 패권을 계속 유지하려 했을 가능성이 매우높다고 하겠다.
미국은 제1차적으로 가자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제거하여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순니 아랍 이슬람 국가들을 자신들의 영향력하에 복속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이후 제2차적으로는 이란을 압박하여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고하게 구축하려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와 사우디에 대한 무자헤딘의 국지적 공격은 미국의 증파에 대한 미국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어제 오늘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가자지역을 넘어서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강력하게 이루어지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런 점에서 전략적 목표를 같이 공유한 상황인 것이다.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도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을 연기시키기 위한것이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서로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으로서는 지금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최상의 상황이 아닌가 한다. 중국이 비록 해군함정을 중동지역에 몇척 보냈지만 그정도로는 중동지역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러시아도 대놓고 미국의 이란과 시리아 공격에 맞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이 유일하게 가능하다. 이렇게 보면 최근 러시아 언론에서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있었던 이유를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매우 뜬금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러시아는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가 재래식무기 군축 협상을 파기한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러시아가 상황에 따라 세계대전에 준하는 전쟁준비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미국은 지금 당장 직접적으로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레바논과 시리아의 헤즈볼라를 타격하여 약화시키는 과정에 이란이 직접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일 것이다. 물론 이란이 순순히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직접적인 군사적인 행동을 한다면 진짜로 제3차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런 식의 구상을 했을 여지는 여러가지로 충분하다. 첫째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를 상쇄할 수 있다. 둘째로 아직 중국이나 러시아가 중동지역에 본격적으로 군사력을 투사하기 어렵다. 시간이 더 흐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력에서 미국과 대응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러시아가 리비아 등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동지역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확고하게 장악하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전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기축통화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중동지역을 장악하게 되면 최근 위협받고 있는 달러의 기축통화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렇게 본다면 가자지대에서의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구상대로 전개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국제적인 반이스라엘 시위가 전개되고 여론이 악화되지만 실제로 가자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은 누구도 없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장군을 받고 중동지역에서 멍군을 부른 것이 아닌가 한다.
모든 것이 미국의 의도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이란이 참전을 결심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최근의 무기체계의 발전으로 이란이 미국의 항모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란 무인기가 미국 항모의 사진을 찍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란은 미국 항모을 타격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항모는 이란 무인기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다. 아마도 이란은 스텔스 무인기를 보낸 것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과 어떤 군사적 협력을 할 것인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