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사를 살펴보다보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설사 세운다고 해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부분 제국의 패권이 넘어가거나 국가가 붕괴할때 그런 일이 생김을 알 수 있다.
역사란 우연과 필연이 뒤섞여서 그 방향이 변하는 법이다. 최근 들어 역사가 인간의 통제범위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는 느낌을 받곤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미국의 상황 때문이다. 미국은 건국이래 이토록 서로 갈라진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마치 남북전쟁 직선의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 남북전쟁은 미국이 연방국가로 탄생하기 위한 일종의 산통이었다면, 지금 미국은 국가가 쪼개지기 위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같다. 과거의 미국이 남북전쟁을 통해 하나의 미국을 만들수 있었다면, 현재의 미국은 다시 하나의 미국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선토론이 진행되었다. 바이든의 패배를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진영도 격렬하기 때문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은 분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역사의 변곡점에는 인간의 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구간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이 그렇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부터 미국의 대선까지 5-6개월 기간이 바로 통제불가능의 기간이 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부터 대선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또 반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팔레레스타인 및 헤즈볼라와 양면전을 수행하고 있다. 두개의 전선 모두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시점에서 어떤 정책을 수행해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양개 전쟁 모두 전선의 주도권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에서 러시아와 하마즈 그리고 헤즈볼라의 손으로 넘어가 버렸다.
전선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그 어떤 행동도 불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뛰어들었다. 러시아는 흑해에서 전투에 참가한 미국의 글로벌 호크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게스탄에서 발생한 테러도 미국이 뒤에서 관여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미국은 직접 전투병을 참가시키는 것을 제외하고서 어떤 행위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정부가 조선-러시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이후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제공을 언급한 것도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과 상당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언론이나 전문가가 있다면 그들은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전문가와 언론이란 원래 정부가 하는 행동을 의심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분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올해 말 대선까지 미국은 예측불가한 상황이다. 무슨 행동을 어떻게 할지 예상할 수 없다는 말이다. 비상식적인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미국의 전쟁도발을 우려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상황은 완전하게 러시아 편으로 기울었다. 한국이 아무리 무기를 많이 제공하더라도 전선상황은 변화하지 않는다. 그동안 러시아의 군사작전 목표는 우크라이나 군 병력을 많이 제거하는 유생역량말살이었다. 최근 들어 제거되는 우크라이나 병력의 규모는 사상최고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포병으로 우크라이나 군을 제거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항공폭탄까지 가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력의 피해가 그 이전보다 배가된 것은 바로 대형항공폭탄을 무자비하게 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선의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의 전선은 사실상 붕괴되어 구멍이 숭숭 나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의 간격을 이용한 기동은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우크랑나 군병력 제거에 촛점을 두고 있다. 아주 일관된 작전수행방식이다. 포병과 항공폭탄 투하가 주를 이루다 보니 러시아군의 병력피해는 거의 없다. 3000톤급 할강폭탄이 우크라이나 군의 머리위에 떨어지니 어찌해볼 방법이 없다. 우크라이나 군은 계속 병력을 밀어넣고 러시아군은 계속 투입된 우크라이나 군 병력을 제거하고 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군의 탄약과 장비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투입될 병력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얼마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투입할 병력이 없고 러시아군이 무주공산에 물밀듯이 진입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이전에 패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최근 미국 조야의 일각에서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도 바이든 정부가 처한 절박한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
현재 미국은 병력과 장비가 모두 다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에서 더 이상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사와 심각한 부상자를 합친 숫자는 최소한 70만 이상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는 100만 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오죽하면 전투에서 두 다리를 모두 다 잃은 상이군인을 다시 전선에 동원하는 경우도 보도되고 있다.
무기는 사실상 절망적이다. 한국이 아무리 무기를 많이 생산해서 우크라이나에 보내주어도 러시아군의 압도적인 숫적 질적우위를 상쇄할 수 없다.
지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군을 대상으로 유생역량말살을 즐기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 정도다. 전쟁에서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상대방의 군대를 모두 다 제거하는 방법이다. 한때 가장 야만적이라고 여겨졌던 용병술이 21세기에 다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이미 기울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국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윤석열 정권이 앞장서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까지 윤석열 정권의 행동을 보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이미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불과 몇개월후에 미국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어리석음을 넘어서 매국적 행동이라 할 것이다.
앞으로 5-6개월간 국제정치무대에서는 무슨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예측 불가한 시기에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한반도에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조선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이유도 아마 예측 불가한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일 것이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조선의 노동당 전원회의 같은 것을 요식적 행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회의를 통해 노동당이 주요 사안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토의하고 토론하면서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당과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한국의 국회와 정치권이 민주주의의 필연적 문제인 포퓰리즘에 빠져서 정작 중요한 문제는 항상 뒷전인것과 달리 조선과 중국같은 경우는 중요한 문제에 항상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조선과 중국이라고 모두 폄훼할 일이 아니다. 한국도 어떻게 해야 정말로 중요한 일을 중요하게 다루는 여건과 조건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