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아시아에서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변화의 의미를 짚어보려고 한다.
그 이전에 조지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정부시위아 조지아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조지아 총선에서 친러시아 세력이 승리했다. 미국과 서방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어서 대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점차 폭력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지아 시위는 단순한 선거부정에 따른 시민운동이 아니다. 그 뒤에는 미국과 러시아 정보기관의 대결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간의 정보공작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조지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미국 정보기관의 공작일 것이고, 러시아도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조지아는 대통령과 총리모두 친러시아로 완전하게 돌아섰다. 미국은 조지아의 EU가입을 당근으로 제시했지만, 대통령과 총리 모두 아예 EU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마도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보상을 약속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렇게 국제정치는 흥정으로 이루어진다. 흥정을 잘하면 이익이고 흥정을 하지 못하면 당한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미 불리한 상황이라서 무력폭동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각설하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을 했지만 여전히 서아시아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예멘의 후티는 홍해를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 해군은 더 이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멘사태는 해군의 거함주의 시대가 완전하게 저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항모와 순양함 그리고 구축함까지 예멘의 미사일에 위협을 받았고 제대로된 군사행동을 하지 못했다.
시리아에서는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이들리브 지역 ISIS가 알레포로 진출했다. 아마도 튀르키예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이들 테러조직의 활동을 지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문제가 있어서 이를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리아에서 ISIS 반군의 활동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빠져나가면 그 다음에는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튀르키예를 조종하여 ISIS의 활동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튀르키예는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협력을 하는 것처럼 브릭스 플러스 국가에 가입했지만 시리아에서는 테러활동으로 러시아 및 이란과 맞서고 있다.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어야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법이다. 에르도안은 간교한 여우같지만 그것이 정치인의 본질이라고 하겠다. 적어도 국가의 책임자라면 그럴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윤석열 처럼 믿음직한 미국의 돌쇠가 되어서는 국가가 생존하기 어려운 법이다.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서아시아 국제정치의 핵심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서아시아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책의 범위와 영역도 정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의 체결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일반적인 수준의 군사협력관계만 맺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안보에 취약한 나라다. 그래서 미국의 지원을 기대했다. 미국의 보호가 필요했던 것은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지대에 대한 안전 때문이다. 이란의 바로 코앞에 있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보호장치로서 미국과 군사협력이 절실했던 것이다.
미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악화시켜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순니국가와 이스라엘을 묶어서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이란과 대결구도를 만들고자 했던 미국도 바로 그런 상황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중국이 다리를 놓았지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해야 하겠다는 현실적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이란으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오랜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꽃놀이패에 놀아나는 상황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특히 사우디와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이로 인해 미국의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도 생각했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로서도 일단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해 미국의 보호를 받는 것보다 이란과의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를 했을 것이다. 만일 이란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충돌을 하게 되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이란은 석유의 대부분을 중국으로 보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송해야 한다.
필자는 조만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강력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그것은 석유가격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 세일석유 채굴기업에 막대한 자금의 지원을 했다고 한다. 그 금액은 잘 파악하지 못했다. 올해 후반부터 본격적인 채굴이 들어간다는 뉴스가 있었다.
문제는 미국의 세일석유 채굴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정도로 가격이 내려가면 파산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럴 경우 석유가격의 부양을 위해서 호르무즈에서 군사적 충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세일채굴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기름을 생산하게 되었을때 산유국들이 증산을 해서 기름값을 떨어뜨리면 미국의 은행은 직격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산유국간의 입장차이가 모두 달라서 인위적으로 기름값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상황에 따라 그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미국은 석유가격 상승을 위해 호르무즈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미국이 왜 기름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24년 10월 경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오만에서 연합해군훈련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군사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이 이란을 방문해서 군사협력을 논의했다.
바로 이런 시점에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추진했던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 수준의 군사협력을 포기한 것이다.
지금 앞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헤즈볼라의 군사충돌, 시리아에서 ISIS 반군의 준동, 예멘 후티의 군사행동 등이 일어나고 있지만, 물밑에는 조용하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재설정되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정리되면, 앞으로의 서아시아의 국제정치질서는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설 땅이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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