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관찰하면서 여러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무기체계의 발전에 따라 전투수행방법이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형함정, 항공기, 전차와 같은 무기들이 거의 무력화되었고 그에 따라 2차 세계대전이후 전술의 기본이 되었던 신속한 기동과 충격은 무의미해졌다. 오히려 제1차세계대전과 같은 참호전 혹은 근대이전의 공성전과 같은 시가전이 주요 전투양상으로 등장했다.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주요 무기체계는 방공무기, 미사일 그리고 드론 등이었다.
둘째는 심리전이 전방위적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전쟁에서는 항상 심리전이 이용된다. 심리전은 상대방을 대상으로 할수도 있고 아군을 상대로 할수도 있다.
심리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반감되기도 하고 증폭되기도 한다. 심리전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짓이 아닌 사실에 바탕해야 한다. 거짓보도와 선전은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역작용을 일으킨다.
미국과 서방의 경우 심리전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드러났다. 미국과 집단서방은 자국의 대중들이 전쟁에 지지하고 동원하기위해 거짓선전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부차 학살이 그러했다. 부차에서 학살은 철저하게 기획된 쇼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런 일이 계속되면 오히려 미국과 집단서방이 주장하는 내용에 의심을 더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과 집단서방의 심리전에는 일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는 거짓사실을 보도하여 러시아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데 주안을 두었다. 그러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을 보도하는 것과 함께 중요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감추는데 주안을 두었다. 미국과 집단서방에 불리한 소식은 최대한 감추는 것이다.
주요뉴스에 대한 은폐는 메이저 언론은 물론 SNS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이루어졌다. 특히 SNS에서의 검열은 매우 특징적이다. 페이스 북이나 유튜브 같은 미국에 바탕을 둔 SNS가 미국과 집단서방의 입장과 반대되는 컨텐츠에 대해 집중적인 검열과 통제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페북과 유튜브가 미국 정보기관의 통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런 사실은 트위터의 예에서 이미 공개된바가 있다. 페북과 유튜브의 운영에 미국 정보기관이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상한 것은 러시아의 심리전 동향이다. 러시아 총참모장 게라시모프는 혼합전 이론의 주창자이고, 혼합전 이론에가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심리전이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심리전을 살펴보면 우선 방어적인 측면에 주안을 두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미국과 서방이 동원할 수 있는 매체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공격보다는 방어적인 심리전에 주안을 둔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방어적 심리전에 대응하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은 거짓을 배제한 사실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방어적 심리전의 제일 우선 원칙으로 러시아 인민이 국가와 군이 발표한 것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을 둔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절대로 거짓 허위 보도를 하면 안된다.
그래서인지 전쟁초기에는 러시아군의 작전실패에 대한 내용을 러시아의 보도에서 제일 먼저 파악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러시아는 작전진행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보도하도록 했다. 사실을 보도하되 시간을 두고 발표함으로써 현행작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심리전은 거짓선동으로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심리전이 효과를 달성하려면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미국과 집단서방에게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공격적 심리전이다. 유사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러시아의 공격적 심리전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과 집단서방의 허위와 허식에 입각한 심리전은 그 효과를 다하고 있다. 아무리 심리전이라고 해도 거짓이라는 탄로가 나면 역효과가 난다. 서서히 미국과 서방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드러나는 것 같다. 중요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은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쟁에서 심리전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실질적인 전황이 더 중요하다. 심리전도 전황에 부합할때 그 효과가 배가되는 법이다. 실제 전황은 불리한데 유리하다고 선전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없다. 미국과 집단서방은 22년 중반이후 계속해서 그런 식의 태도를 취해왔다.
전쟁을 관찰하면서 거짓선전선동의 역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해왔다. 심리전에서도 이제 서서히 우위과 바뀌는 것 같다. 미국과 집단서방이 심리전에 부은 노력의 절반이라도 전선에 투입했더라면 어땧을까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이것은 성공의 함정이다. 최근까지 미국은 정보공작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룩했다. 정권을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니 전쟁도 심리전과 정보공작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쟁은 심리전보다 실제로 살과 살, 뼈와 뼈가 부딪치는 곳이다. 심리전은 실제 작전의 전황과 부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실제 전황도 심리전으로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러시아 총참모장 게라시모프는 혼합전의 이론가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우선적인 노력을 심리전이 아닌 실제적인 군사적 충돌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