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하기 직전의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에게 러시아 종심깊에 타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제까지 미국과 서방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무기로 러시아 종심깊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돈바스 전황이 위기에 빠지고 쿠르스크 작전도 실패하자 젤렌스키는 러시아 종심 타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이 젤렌스키가 요구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미국이 러시아 종심 타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미 전황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미 패배한 것이 결정된 상황에서 미국이 기대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미국 대선까지 끌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은 두달간의 기간을 최대한 버텨서 우크라이나 전선이 마치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철수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쿠르스크 전선을 새로 시작한 이유에 대해 많은 분석들이 있지만 필자는 가급적 현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진출을 막아 대선이전까지 전선상황이 급진전하지 않도록 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가장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자신들의 의도가 항상 현실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작전적 실패를 무릅쓰기 어렵다.
쿠르스크의 실패로 돈바스 상황 전체가 위험해지자 러시아군의 진출을 늦출 유일한 방안으로 종심타격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구상은 위험천만하다. 러시아는 러시아 종심까지 날아드는 미국과 서방의 장거리미사일을 인내할 수 없다. 이것은 군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다. 미국은 대선이 문제지만, 러시아는 종심까지 타격당했는데 결정적으로 대응하지못할 경우 푸틴의 정치적 기반이 훼손될 수 있다.
미국이 인내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러시아도 인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미국과 서방이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종심을 타격할 경우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후방지역을 타격함에 있어서 많은 고려를 한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매우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후방을 타격할 때, 무기를 제공하는 미국과 서방을 직접적인 교전당사자로 선언한다는 것이다. 이미 나토군 지휘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고 기능별로 나토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한 국가들을 교전당사자로 선언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식적인 교전당사국이될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자신의 무기로 종심타격을 하게 하면,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대응할지는 미리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저 여러가지 방안을 상정할 수 있을 뿐이다.
러시아는 우선 수도 키에프를 강력하게 타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앞으로 미국과 서방의 정치인들이 키에프를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수도를 우크라이나에서 서부 지역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전술핵무기의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 러시아가 핵사용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을 그냥 단순한 위협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러시아는 자국의 영토가 위협을 받을 때는 전술핵을 충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러시아가 핵무기 표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대상은 여러가지다.
제일먼저 F-16 기지는 전술핵으로 타격해서 완전하게 파괴해 버릴 수도 있다.미국과 서방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서방의 주요 중거리 미사일 무기고에 대한 타격도 고려할 수 있다.
러시아에 인접한 국가들 중에서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 같은 국가들이 직접적인 교전상대국으로 선언될지도 모른다. 이미 이런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작전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에 어떤 타격과 피해를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아직 예측불가하다. 푸틴은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우라늄과 니켈 등 주요 희귀 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검토하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미국과 서방은 핵발전소 연료와 주요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광물을 공급받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이 자신의 핵무기 능력을 공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선의 이런 행동은 러시아와 전략적인 공조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위한 일종의 예방적 조치가 아닌가 한다.
이제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급적 우크라이나 내로 한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점점 그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 상황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게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성격상 본질적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말한바 있다. 이제는 내용이 아니라 형식상 정말로 제3차세계대전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