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류본사(이희수, 휴마니스트 출판그룹, 2022)
십자군 전쟁처럼 잘못 인식된 사건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우리들의 편견을 한꺼번에 일소해 줄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이희수 교수가 쓴 '인류본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pp. 363-365
... 제1차 십자군 전쟁 당시 예루살렘을 점령(1099)한 십자군은 무슬림과 유대인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부녀자를 포함해 성안의 모든 사람이 가장 비종교적인 방식으로 살륙당했다. 인류역사상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가장 잔인하고 섬뜩한 만행이었다. 제2차 전쟁때 부터는 주변 국가들을 약탈했다.
특히 제4차 전쟁 때는 부유한 비잔티움 제국을 공격하여 콘스탄티노플을 초토화했다. 성당과 가옥에 불을 지르고, 동방 기독교의 심장인 성 소피아 대성당을 공격하여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온갖 추잡한 행동과 학살, 철저한 약탈과 파괴로 비잔티움 제국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졌다. 이는 결국 동방의 기독교 세계인 비잔티움 제국이 이교도의 손에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의 공격으로 비잔티움 제국은 힘없이 무너졌다.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의 군대에 함락되기 직전 교황청과 유럽국가들로부터 군대를 파벼하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1204년 제4차 십자군 전쟁의 악몽에 시달리던 비잔티움 시민들은 콘스탄티노스 11세(재위 1449-1453)과는 달리 이교도의 터번에 무릎을 꿇을지언정 로마 가톨릭의 지배를 받아 들이지 않겠다며 유럽의 파병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스스로 패망의 길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