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바람은 - 이성복

in hive-183959 •  2 days ago 
  • 삼월의 바람은 - 이성복

삼월의 바람은 순하지 않다
연립 주택 옥상에 올라
기저귀를 내거는 뚱뚱한
새댁의 느린 걸음걸이

삼월의 바람은 출정하는 배들의
돛폭처럼, 흰 기저귀 하늘로
밀어올리고 뒤뚱거리는 새댁의 모습
귀지처럼 가볍게 눈앞에 떤다

다만 삭은 빨래집게의 풀어진
힘으로 우리를 이곳에 묶어두는
삶, 여러 번 살아도 다시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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