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들

in hive-183959 •  5 days ago 

봄에 경쟁 식물이 곁에서 자라 햇빛을 빼앗아가지 않도록,
자기를 괴롭히는 곤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나무는
가을부터 제 이파리로 땅을 덮는다

“나무는 가지에서 나뭇잎이 나와요.”
“풀엔 겨울눈이 없어요.”

모란은 나무다. 가을에 잎을 떨궈도 겨울에 줄기가 남는다. 줄기엔 겨울눈이 있어 내년에 잎을 틔울 준비가 되어 있다. 작약은 풀이다. 땅 위의 모든 조직이 사라진다. 뿌리만 남아 봄에 잎과 꽃을 올린다.

나무와 풀이 겨울을 나기 위해 에너지, 즉 양분을 모으는 곳도 다르다. 작약은 잎이다 죽기 전에 영양분을 뿌리에 모은다. 인삼, 더덕, 고구마, 도라지같이 우리가 뿌리를 먹는 여러해살이풀이 다 그러하다. 이런 작물의 뿌리는 그래서 늦가을, 잎이 다 시들어떨어졌을 무렵 가장 영양분이 많다.

모란은 겨울눈에 에너지를 모은다. 겨울 눈이 맺히는 시기는 이름과는 다르다. 겨울 눈은 여름에 맺힌다. 그 안엔 미래를 넣어둔다. 한창 좋을 때 고난의 시기를 준비한다
겨울눈엔 나무마다 다른 생존 전략이 숨어 있다. 회양목은 햇빛이 잘 드는 남쪽으로는 둥근 꽃눈을, 그 외의 방향에는 뾰족한 잎눈을 달아둔다. 곤충이 잘 찾아오도록 밝은 데 꽃을 피우려는 전략이다. 칠엽수는 겨울눈에 끈적끈적한 진액을 바른다. 겨울에 겨울눈이 얼지 않게, 해충이 파고들지 못하게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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