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쉴 새 없이 올라오는 풀 뽑다가
풀들에게서 한 수 배운다
제 올라오는 족족 대가리 분지르고
뿌리까지 뽑는 나에게 품었을
시퍼런 원한 같은 거
까맣게 잊고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게
또 얼굴 내밀었으니
작년에 핀 것 잊고
엊그제 핀 것 잊고
호미 들고 기다리는 내 앞에
오늘 또 꽃까지 피워 올려
빙그레 웃고만 있으니
(최영철·시인, 1956-)
용서
쉴 새 없이 올라오는 풀 뽑다가
풀들에게서 한 수 배운다
제 올라오는 족족 대가리 분지르고
뿌리까지 뽑는 나에게 품었을
시퍼런 원한 같은 거
까맣게 잊고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게
또 얼굴 내밀었으니
작년에 핀 것 잊고
엊그제 핀 것 잊고
호미 들고 기다리는 내 앞에
오늘 또 꽃까지 피워 올려
빙그레 웃고만 있으니
(최영철·시인,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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