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낙동강 서부지구 작전
제1절 일반정황
제1항 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一) 기상
이 전투 기간은 연중에도 혹서가 우심(尤甚)한 시기였으나 남부 일대를 제외하고는 산악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양기(凉氣)를 띠었고 초기작전에는 괘청이 계속되었으나 중기부터는 남해에 근접한 지역의 특수한 계절에 따라 북부를 제외한 작전지구 일대는 강우가 잦았으며 북부 일대와 아울러 아침저녁으로 농무가 내려 피아 작전상 적지 않은 영향을 초래하였고 특히 아군은 천후 불순으로 항공지원에 지장이 막심하였다. 그러나 강우시에 하천이 증수된 것은 지연작전에 유리한 조건이 되어 적이 도하작전을 하는데 자연적 방어선으로서의 이용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하였다.
(二) 지세
북부지구는 거상 방면으로부터 합천에 흐르는 황강(낙동강 지류)이 가천리 부근에서 가천과 합류하여 남류하고 이 소하천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동북방에는 숙송산(899고지)의 지맥이 사행하고 그 남부에는 만길산(620고지)이 흘립(屹立)하여 그와 접하고 이 서남부에는 월현산(616고지)이 있어 아방으로 본다면 작전상 다소 유리한 지세였다. 한편 하천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서측방 즉 황강의 남북에는 각각 317,4고지 383,3고지 등이 적의 공격 거점이 될 수 있을 뿐 그 배면 고지로부터의 원거리로 말미암아 적도 압도적인 병력이 아니면 공격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황강 남측 월현산의 북쪽 자락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므로 그 방면으로부터의 적의 침투는 곤란하였다.
중부지구에 있어서는 동해안에 편하여 남북으로 뻗고 있는 태백산맥에서 분파하여 서남으로 뻗고 있는 소백산맥이 이 지방을 북방으로 둘러싸고 거창 서방에서 굴곡하여 다시 남북으로 뻗어 이 지방의 서방을 둘러싸고 지리산으로 연하여 해안에 달하고 있다. 거창, 함양, 산청 등지는 가야산~대덕산~흥덕산~덕유산~백운산~지리산~웅석봉~제굴산~장등산 등 해발 1,000미터 내외로부터 2000미터나 되는 험산 준령이 각각 연접상태로서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를 동남으로 흐르고 있는 낙동강의 지류에 연하여 발달된 소평야의 분지는 공방에 있어서 아군이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으나 낙동강 본류에 연한 대구, 부산 교두보 진지의 삼두점이 되고 있는 포항, 대구, 마산을 연하는 방어선의 서방 전초선이 되는 것이다.
남부지구는 섬진강 및 남강에 연하여 발달된 평야지대로써 남면은 바로 남해에 임하고 있다. 하동은 진주 서남방 약 35㎞ 지점에 위치하고 진주는 마산 서방 약 45㎞ 지점에 위치하여 공히 해안으로부터 직거리 약 5㎞의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해상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음에는 유리하다.
하동 북방에 지리산(1915고지)이 용립(聳立)하고 있으며 이의 연봉지맥인 해발 1000미터 내외의 고산준령은 이 지방을 둘러싸고 이 중간을 관류하는 섬진강은 하동 서측을 거쳐 동남류하여 여수 해만에 이르고 있다. 한편 남강이 진주 시내를 동류하고 있으나 방어선으로서는 약하고 전초선이 될 지리산 연봉은 외아(巍峨)에 극하여 소규모의 유격대 이외에는 부적한 지형이며 그 외 대소 제 하천은 동류 내지 동남류하고 있어 호남 일대를 석권하고 노도와 같이 동진하는 적에 개방되어 있으므로 과소한 병력과 빈약한 장비로써 적의 진출을 저지함에는 불리한 지형이다. 개괄하여 동 지구는 아군의 경장비 방어선으로서 지연작전을 감행하는 전초선으로서는 아방에 유리한 지세였다.
(三) 교통
동 지구는 한국 남부의 극험한 변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철도부설은 발달되지 못한 반면 국도 및 이에 준하는 기간도로는 다소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자동차 보급 수송에는 동 지구 도처에서도 편리하다.
중부지구의 거창을 중심 삼아 북으로 김천에 연결되는 도로나 무주를 거쳐 대전에 달하는 통로가 있으며 서로는 안의를 거쳐 전주에 이르는 주도로가 있고 또한 함양을 지나 남원으로 이르는 노령산맥을 횡단하는 주요 도로가 있다. 그리고 남으로는 안의~함양을 거쳐 진주에 달하는 간로가 다시 진주에서 서로 하동을 거쳐 북상 소맥을 횡단하여 남원에 이르는 도로와 경전남부선이 마산~진주 간에 연결되어 있다.
다시 거창을 기점으로 황강 연변을 따라 합천을 경유, 고령~대구로 이르는 기간도로가 있다.
이상 당 지구의 도로망은 산간 평지를 막론하고 다기(多岐)하게 개척되어 있는 만큼 피아의 기동 및 보급에는 유리하나 불의의 피습을 당할 우려가 적지 않다.
남부 평야의 거점지인 하동과 진주는 남해의 수로를 따라 인접 항만 곧 여수, 삼천포, 사천, 통영으로 연결하는데 지극히 편리한 해상 수로가 개통되어 있다.
대체로 보아 동 지구 교통 상태는 주요 도시와는 원격되어 있으나 소도로의 이용 가치는 동 지구 비장갑 소전투 또는 유격전에 오히려 많은 유용성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