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말.
당시로서도 오랜만에 천왕봉에 오르는 것이었다.
무릎에 문제가 있어서 산을 타는건 무리였지만
마지막일거라 생각하고 선택 했다.
중산리에서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는데
그곳이 당일코스로 적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87년 여름
친구들과 지금의 아내친구들과 함께 올랐던 천왕봉.
30년이 지나서일까?
반대쪽에서 올랐기 때문일까?
그때의 감흥은 느낄수 없었다.
노루목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국의 등산로에 설치된 계단이 그곳에도 있었다.
편하라고 설치한 것인지
식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양쪽발에 파스 두세장씩을 붙이고서야
겨우 오르내릴 수 있었다.
그때의 판단은 맞았던거 같다.
아내와 처음 만났고 걸어서 올랐던
남한땅의 최고봉.
그 후로는 다시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세월도 흘렀다.
저자리에 다시 서서 사진한장 찍고 내려올래도
천왕봉 정상에 오르는것보다 힘들거다.
정상에 오른들 별게 없었는데
혹시라도 87년에 남겨뒀을지 모를
추억을 만날까해서 마음이 동했었나보다.
그런게 없다는걸 그때 알았고
마음에도 더이상 끌림이 없다.
세월만 6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