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late fall)

in hive-183959 •  8 days ago 

무더웠던 여름을 잘 견뎌내고 다른 나무들 보다 늦게까지 푸르름을 간직했던 집 앞 은행나무의 잎들이 점점 노랗게 변해가는 걸 보니 가을도 이제 많이 깊어 진 듯 합니다.

먼저 단풍이 들어 낙엽 진 느티나무들과 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나무들이 어울려진 멋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피어오르고 마음이 푸근해지긴 하지만, 곧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 올 걸 생각하니 좀 헛헛해지네요.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 질러
노을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랗게 밀려 오기도 하고

단풍이
산기슭을 물들이면
붉어진 가슴은
쿵쿵 소리를 내며
고독 같은 설렘이 번지겠지

아, 가을이여!
낙엽이 쏟아지고 철새가 떠나며
슬픈 허전함이 가득한 계절일지라도
네게서 묻어오는 느낌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뿐이네.

Posted using SteemMobile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시 처럼 온통 아름답습니다.

imag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