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따뜻했던 날씨로 인해 가을 추수가 끝난 논의 벼 그루터기에 초록색의 어린 벼가 제법 돋아나와 풀밭처럼 변했습니다.
동남아 같은 기후에서는 그루터기 새싹을 키워 벼를 다시 수확하는 2기작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인 듯 하고, 차가워진 날씨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루터기 - 박승민
벼를 베어낸 논바닥이 누군가의 말년 같다
어느 나라 차상위층의 안방 속 같다
겨울 내내 그루터기가 물고 있는 것은 살얼음 속의 푸르던 날
이 세상 가장 아픈 급소는 자식새끼가 제 약점을 고스란히 빼다 박을 때
그래서 봄이 오면 농부는 자기 생을 이식한 흉터를 무자비하게 갈아엎고 논바닥에 푸른색 도배를 하는 것이다
등목을 하려고 수건으로 탁, 탁 등을 치는 순간 감쪽같이 그의 등판에 업혀 있는 그루터기들.
You've got a free upvote from witness fuli.
Peace & Love!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