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전엔 빨갛게 단풍든 잎들을 뽐내던 동네 공원의 화살나무가 완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쓸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몇 개 남지 않은 잎들마저 떨어지고 나면 차가운 겨울이 시작될텐데, 올해도 겨울 잘 이겨내고 내년 봄엔 더 멋진 새싹을 틔우길 바래봅니다.
화살나무 - 정호준
아무리 노력해도
둥글둥글 살기는 힘들어
모두 다 비우려도
움켜쥔 게 너무 많아
너만 떠올리면
자꾸 붉어만 지는 걸
자꾸자꾸 야위어만 가는 걸
차라리
온몸을 쏘아 너에게로 가고 싶어
오직 네 품안에 깊이 뿌리내리고 싶어
어쩔 수 없는 나
어쩌지도 못하는 나
움직일 수 없는 이 신세
그렇다면 이름이라도 지어줘
이렇게
너에게 언제든 날아갈 수 있을
희망에 부푼
화살나무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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