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벽돌공장에서 시작하여 벽돌공장으로 끝난다. 아니 춘희로 시작해서 춘희로 끝난다. 말 못하는 춘희가 보는 세상이 제대로 된 세상일까? 대를 이어가는 삶의 투쟁, 그 속에 담긴 한국역사. 비린내 나고 엮겨운 삶을 노파에게서 애꾸눈 딸로, 금복에게서 춘희에게로 전해진다. 이름 없던 한 지역이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져 번성했다가 그 자신에 의하여 다시 허물어지기도 한다. 선택, 희망, 노력, 인내, 욕심, 환희, 사랑, 질투, 배신, 절망, 포기 그래도 다시 희망... 인간의 삶은 다시 그렇게 또 시작이 된다.
하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등장하고 특별한 장르없이 여기 저기 흩어진 이야기들을 읽노라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누군가의 사랑이야기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성공기와 실패기를 담은것도 같고 조폭생활이 무엇인지, 장인정신이란것이 무엇인지, 사업이란 이렇게 하는것이야 라는것인지, 동성애라는게 무엇인지, 교도소라는게 무엇인지, 부모자식관계라는게 이런것인지, 동물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쌍둥이의 마음은 어떤것인지... 끝이 없다. 결국 주제가 무엇인지, 결론이 무엇인지, 주인공이 누구인지, 소설인지 다큐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래도 책은 계속 읽어진다. 신기하게...
글속에 등장하는 언어들이 심상치 않아 저자의 나이를 알아보니 역시 나하고는 동년배. 지금의 10대들은 이 책을 읽으면 과연 몇%나 이해가 될지... 나로써는 반가운 언어들이 많이 등장하여 잠시 과거로 훌쩍 떠나 비루하고 어두웠던 시대를 충분히 느끼고 돌아 온 느낌이다. 그리고 뭔놈의 법칙이 이리도 많던지... 대략 38개의 법칙이 존재했고 중복 되었던 것은 네가지였다. 세상의 법칙이 4번, 사랑의 법칙이 4번, 중력의 법칙이 2번, 자연의 법칙 2번등이다. 아마도 가장 포용력 있고 공평하게 주어지는 법칙일게다. 나머지는 과학의 법칙들인 관성,무조건 반사, 생식, 가속도, 작용과 반작용, 중력의 법칙 외에도 사회적인 법칙인 세상, 이념, 흥행업,구라, 관청, 자본주의, 헌금, 감방, 독재, 신념의 법칙등이 있고 개인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법칙으로 무지,의처증, 거리, 금복,사랑, 비만, 운명, 무의식, 습관, 거리, 유언비어, 만용, 플롯의 버칙등이 있다. 아마도 우리가 일상생활과도 아주 밀접한 법칙들이 아닐런지...
27살이 된 춘희가 교도소를 나와 옷이 없어 수의를 입은채 벽돌공자장에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아마도 가장 애착이 많이 갔던 장소이기도 했지만 달리 갈곳도 없는 처지인지라... 아마도 독자들에게는 춘희가 누구인지 이곳이 어디인지, 벽돌공장의 의미가 뭔지 궁금해 하는데는 성공 했을것이다. 우선 그렇게 못생긴 국밥집 노파가 어떤 삶을 이어왔는지 애꾸눈 딸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그 딸은 어떻게 꿀 2통에 팔려 가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그나마 국밥집도 노파가 한번 잘못 넘어지는 통에 몸 간수도 못하고 누워버린 노파.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20년만에 벌떼들과 함께 나타난 애꾸눈 딸. 돈을 내놓으라고 온 집을 뒤져보아도 나오는게 없다. 노파는 그렇게 세상을 뜬다.
금복은 시골생활이 싫어 무작정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로 떠난다. 한때는 생선장수와 함께 건어물을 만들어 판매를 하여 큰돈도 벌어 보지만 순진하고 덩치 큰 걱정이에게 사랑에 빠져 생선장수를 떠난다. 걱정이와도 힘들게 힘들게 버티며 살아 보지만 칼자국 사내의 영화구경덕에 또 다른 세상에 빠진다. 칼자국 사내는 나오꼬의 환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금복을 사랑하는데 금복은 걱정이와의 의리 때문에 한집 살림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걱정이의 죽음에 대한 오해로 칼자국 사내를 죽이고 마는 금복.
몇년을 떠돌다가 코끼리를 키우는 쌍둥이 자매를 만나며 춘희를 낳게 된다. 더 나아가 노파의 국밥집을 인수하여 평대다방을 만들고 제법 돈을 벌 찰나에 몸쓸놈들에게 돈을 뜯기고 겁탈마저 당할때 어린 춘희의 괴력으로 살아남는다. 그리고 지붕 천장에서 쏟아진 노파의 숨겨진돈. 횡재를 만난 금복은 생선장수와 쌍둥이 자매들을 불러모아 새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평대다방은 쌍둥이 자매에게 맡기고 새로 시작한 평대운수는 생선장수에게 맡긴채 자신은 文이라는 사람과 벽돌공장을 시작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벽돌공장이 드디어 인정을 받고 제법 돈이 되는 순간, 금복은 오랜숙원인 고래 극장을 만든다. 그간에 있는 돈을 몽땅 투자해서 만든 고래극장.
무려 사업체를 4개나 가진 사업가가 도니 금복이 이번에는 호르몬 탓인지 남자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허구헌날 피던 바람은 사라지고 미모의 창녀 수련을 데려오더니 그녀와의 사랑에 듬뿍 빠져 산다. 과거의 약장수 마저 데려와 극장 지배인을 시켰지만 이것이 나중에 얼만 큰 화근이었는지... 이제부터는 어둠이 끼기 시작하는 금복의 미래... 쌍둥이 자매는 동생이 먼저 시집을 갔다가 사고로 죽게 되고 언니 마저 슬픔에 다죽어 가는데 처음부터 언니 동생이 바뀌었다느니 종종 바꾸고 살았다느니 하여 누가 동생 이고 누가 언니인지 아는사람이 없을 정도가 된다. 생선장수는 교통사고로 죽고 약장수는 극장돈을 황령하고 수련을 데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금복의 실수로 불이나버린 극장. 모두 타버리고 모두 무너져 버리는 순간이다.
시간이 지나고 평대라는 도시는 사라지고 만다. 벽돌공장 마저도...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은 춘희뿐인데 혼자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방화범으로 지목되고 교도소로 가게 된다. 이상한 여자들과 간수들을 만나
온갖 수모를 겪지만 그래도 버티는 춘희. 교도소를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단 아무도 없었다. 두부를 나누어준 노파는 진짜 사람이었는지 알수 없고... 만날사람 없고 갈데없으니 벽돌공장으로 돌아가게 되고 간신히 목숨이어가며 벽돌을 찍어내는 춘희... 그래도 트럭을 몰고 다니는 사내가 찾아와 벽돌도 팔아주고 제법 여자구실을 하며 알콩달콩 사는가 싶더니 임신했다고 구속받기 싫다고 떠나버린 사내. 간신히 태어난 아기 아프다고 보채지만 한겨울 눈속에서 어디를 갈수 있나... 결국 떠나버린 아기의 생명. 사내는 후회하며 돌아오지만 도착 직전에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몇년후 유명한 건축가가 대극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벽돌을 찾아헤매다가 다무너져 버린 벽돌공장을 찾아낸다. 다행히 쌓여있는 벽돌로 대극장은 완성이 되고 최고의 찬사를 듣게 된다. 덕분에 춘희라는 이름이 회자되고 시끌시끌해진다. 팔리지도 않을 벽돌을 그리 열심히 만들던 춘희. 그 벽돌에 담긴 춘희의 이야기를 그들을 알른지... 그렇게 번성했던 평대라는 도시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마음 답답하게 읽은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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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완전 "와아~~~" 하면서 읽었어요. 마음이 많이 먹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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