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울이 다가오면 목도리를 짠다. 처음 뜨개질을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겨울,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운영하는 '신생아 모자뜨기' 를 통해서였다.
그때의 기억이 꽤 재미있었던 건지 그 후로도 겨울이면 예쁜 털 실을 하나씩 구해다 가족들의 목을 따끈하게 해줄 목도리를 짜줬다.
내가 짜준 목도리는 좋게 말하면 열정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나쁘게 말하면 형편없다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계속했던것은 내 엉성하고 서툰 목도리를 우리 엄마만큼은 예쁘다고 말해주며 그 목도리로 겨울을 보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그 힘으로 6년간 뜨개질을 했다. 그리고 올해에 드디어 볼만한 목도리를 짜낼 수 있게 되었다.
-2020년 산티아고에서 아버지처럼 여겼던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목도리!
현대사회에 와서 많은 것이 자동화되고, 컨베이어를 돌리며 목도리나 손으로 만들고 뜨는 것들의 가치가 희석되었을지 모른다. 아니, 확실히 희석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꾸준히 누군가에게 목도리를 짜주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뜨개질을 하는 동안엔 지루할 때도 있고, 짜증날때도 있으나 받은 사람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행복해진다.
그 행복과 칭찬들 덕에 겨울 내내 목도리 하나짜기도 힘들었던 실력이 이번 년도에만 목도리를 4개를 짤 정도로 성장했다.
내 많은 꿈들 중 하나는 스웨덴에 사는 할머니들 처럼 뜨개질 장인이 되는 것이다. 목도리도 슉슉 짜고, 인형도 만들어보고, 옷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들을 내가 소중하는 사람들이 한철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아직은 실력이 한참 모자르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 이루어질것이라 믿는다.
내 뜨개질 여정은 내가 생각하기에 소중하다 느껴지는 사람들의 목을 따뜻하게 매줄 수 있는 목도리를 뜨는 날 반절은 이룬 것이다. 따끈한 겨울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성장할 예정이다.
좋은 취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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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리..... 요즈음 정말 필요한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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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으시는 분은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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