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읽고 박완서 작가의 유려한 문장에 뻑갔다.
도둑맞은 가난'도 참 뼈때리게 잘 쓰셨다. 이야기도 좋지만 단어나 문장 하나하나 적절하게 조각한 듯 들어간 모습이 잘 짜여진 전통 장 같다.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데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난'을 보는 시각의 모순을 잘 그린 것 같다.
부자를 동경하면서도 한편 가난 에서 오는 투지를 함께 가지고 싶은 이율배반적인 욕심.
편안한 침구에서 자고 싶으면서도 부자녀석들의 허영을 욕하고 싶기도 한 현대인의 욕망.
최근엔 부자면 장땡이지 하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긴하다.
작가가 글을 쓸 때만 해도 물질만능이 좀 덜하고 근면성실을 숭상하는 시절이었을까.
우리가 헤져보이는 물빠진 청바지나 운동화를 명품이라고 소비하는 행태들..
가난을 도둑질해서 쿨함을 완성시키려는 욕심에서 나오지 않는가 싶다.
---너도 속으론 이렇게 생각하지? 하고 작가가 꼬집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