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법 1

in hive-196917 •  3 years ago 

지난해 주옥 같은 대사, 배우들의 명품 연기,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연말 시상식을 휩쓸며 정상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수상을 한 배우들과 TV를 시청하는 이들이 같은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지난 가을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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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배우 공효진씨가 분한 주인공 동백이는 흔히 말하는 기구한 팔자의 소유자이다.

우리는 살다가 무언가 일이 풀리지 않고 어려움을 겪을 때 흔히 팔자를 탓하게 된다. 드라마 속 동백이도 꼬여버린 자신의 팔자를 한탄스러워하고, 주위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팔자가 기구한 탓이라 말한다.

팔자八字란 말 그대로 여덟글자라는 의미로, 사주팔자四柱八字(네 기둥 여덟글자)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사람의 생년, 생월, 생일, 생시가 각각의 기둥이 되고 이 기둥 하나마다 천간과 지지, 두 글자씩 배정이 되어 총 여덟글자의 조합이 만들어지니,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사주팔자四柱八字가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주어진 팔자는 바꿀 수 없으니 자기 팔자대로 사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이런 말은 맞는 말일까?

주어진 여덟글자는 태어나는 순간 결정되니 바꿀 수 없는 것이 맞다. 그런데 팔자대로 산다는 말은 자칫 주어진 여덟글자처럼 삶의 양상 또한 정해져 바꿀 수 없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사람마다 주어진 팔자는 하늘이 부여한 명(天命)으로 그 사람의 결을 나타내는 것이다.

운명運命이라는 말은 이러한 하늘의 명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결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지 숙명처럼 어떤 정해진 삶이 있어서 그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하늘이 부여한 명을 잘 운용한다는 것은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행위이며 이는 곧 자신의 팔자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드라마 속 주인공 동백이의 이야기 속에서 힌트를 얻어 볼 수 있다.

동백이의 삶은 기구한 팔자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만큼 험했다.

“내 인생 뭐가 이래요. 학교 때는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에 미혼모도 나 하나, 48만원 때문에 아들래미 철 들게 하는 것도 나 하나.

나도 좀 쨍하게 살고 싶은데.

아유 참… 세상이 나한테 왜 이렇게 야박해, 나만 자꾸 망신을 줘.”

축복받고 즐거워야 할 생일이 고아원에 버려진 날이라니, 남들은 다 기뻐하는 생일마다 엄마에게 버려진 순간의 아픈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

고아로서 겪은 성장기의 외로움과 차별, 연인의 어머니로부터 당한 모욕, 미혼모에 대한 세상의 따가운 눈초리 등 그녀가 지나온 세월은 웃는 날보다 눈물 흘린 날이 더 많았다.

극 중 초반 어리숙하고 착한 모습으로 등장해 이웃 상인에게 번번이 바가지를 쓰고도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던 소심한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꼬인 팔자를 넘어선 끝에 마침내 행복을 쟁취할 수 있었을까?

필구 엄마 동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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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남편은 없는데 아들은 있어요.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하늘하늘 코스모스 같은 모습으로 텃세 작렬한 옹산에 홀연히 나타나 홀로 아이를 키우며 6년을 버틴 저력은 어린 아들 필구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나뿐인 아들만큼은 자기처럼 눈치 보지 않고 그늘이 없이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동백이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소중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서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명리학적인 관점에서도 동백이에게 필구는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나운 칠살을 제어해주는 식상의 존재에 해당한다.

선善을 쌓는 일 (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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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동백이는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도 아픔이 느껴지는 상대를 보면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보듬고 품으려 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같은 위태로운 존재인 향미를 받아들이며 아무런 조건 없이 편의를 봐주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어딘지 유약해 보이는 흥식이를 마주할 때도 늘 호의를 베풀고자 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던 독살맞은 세상에게 원한이나 악감정을 쌓지 않고 오히려 선행으로 관계망을 형성해가는 모습이 바로 두 번째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비결이 된다.

눈 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거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실된 마음으로 선을 쌓아갈 때 자연스럽게 관계망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한 투자는 훗날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빛을 발하게 되는 법이다.

(동백꽃 필 무렵 –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법 2에서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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