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좀 잠잠해졌지만 기술적 성취의 접근에서 이스케이프먼트가 대상이 된 적이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이스케이프먼트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기 때문에 이것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많아야 정상(?)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적합한 이스케이프먼트가 결정되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100년이 조금 넘는 손목시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휴대성이 이전에 비해 더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개선의 시도는 더 줄어들게 됩니다. 현재 스위스를 비롯 일본, 독일의 시계들조차 사용하고 있는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가 사실상의 표준 형태이고 동력 효율성, 토크 전달 등 단점을 지닌 형태이긴 하나 휴대성, 즉 충격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포지션 변화에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기를 든 것이 고 조지 다니엘스 박사로 독자적인 형태의 이스케이프먼트를 만들어냅니다. 스위스 레버에 비해 보다 낮은 부하와 동력 효율성을 추구한 것으로 스위스 레버 이외로 대량 생산에 성공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오메가의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가 그것인데요. 물론 이 역시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이 아니고 현재에도 개선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스위스 레버의 완성도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죠. 이 외에 예거 르쿨트르가 리베르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에 엘립스 이소미터 이스케이프먼트를 장착한 바 있습니다. 데땅뜨 이스케이프먼트를 개선한 것이죠. 또 하나는 리뷰의 AP 이스케이프먼트입니다. 이것은 로빈 이스케이프먼트를 개선한 것인데요. 로빈 이스케이프먼트는 스위스 레버와 달리 앵커를 거치는 형태가 아니라 효율성에서 뛰어났으나 충격에 취약했습니다. 외부의 강한 충격을 받으면 이스케이프먼트가 멈춰버리고 했는데 AP 이스케이프먼트는 이 같은 약점을 해소하면서 장점을 살리게 됩니다. (로빈 이스케이프먼트는 데땅뜨 이스케이프먼트를 개량한 것이라 데땅뜨 역시 충격에 약했고 진동각이 제한된 것도 약점 이었습니다)
AP 이스케이프먼트의 구조.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처럼 레버를 거치지 않고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 휠이 직접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AP 이스케이프먼트는 2006년 컴플리케이션의 연작인 캐비네 #5를 시작으로 밀리네리 미니트 리피터 AP 이스케이프먼트와 리뷰 모델인 쥴스 오데마 크로노미터 AP 이스케이프먼트를 통해 정규 라인업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AP 이스케이프먼트에 보다 초점을 두고 있는 모델이 리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제외하면 타임 온리에 해당됩니다. 다이얼을 보면 브레게의 라 트라디션을 연상케하는 구조입니다. 12시 방향 스몰 다이얼과 그 양쪽에는 배럴이 각기 하나씩 있고 그 위에 다시 커다란 휠이 하나씩 올라 있습니다. 6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가 있으며, 그 좌우에는 왼쪽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오른쪽에는 밸런스 휠이 보입니다. 43,200vph로 작동하는 점을 고려할 때 작지 않은 사이즈입니다. 노출이 많은 구조지만 AP 이스케이프먼트는 잘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시계에 귀를 바짝 가져가지 않아도 활기차게 박동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43,200vph이다 보니 템포가 상당한데요. 과거의 메커니즘을 개선했다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새로운 메커니즘이며 고속 진동을 하기 때문에 메커니즘의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나, 과거 개발에 관여했던 엔지니어와 내부의 관계자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아직 메커니즘 이상이 나타난 적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다소 업데이트가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레귤러 라인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을 보아 신뢰성이 없다고 보긴 어려운 이야기지 싶군요. 오데마 피게가 AP 이스케이프먼트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동력 효율성과 주유가 필요 없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스위스 레버의 또 다른 약점, 정기적인 주유를 필요로 하는 (이스케이프먼트로만 한정할 경우)것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부분에서 주유가 필요하므로 오버홀 시 완전한 무주유라고 보기는 어렵지 싶지만 말이죠)
다이얼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케이스 백에서도 대칭 구조를 드러냅니다. 12시 방향 클릭와 맞무린 두 개의 배럴, 다시 그것을 거치는 센터휠(위치상 중앙에 있기 때문에 편의상 센터휠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센터휠을 통해 이어지는 기어 트레인의 선 굵은 배치가 인상적입니다. 다이얼, 케이스 백 모두 빼어난 피니싱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스몰 다이얼은 에나멜, 스몰 세컨드는 레커 처리로 만들었고, 다이얼의 기반이 되는 전체의 플레이트는 서서히 회전하는 패턴을 드러내며 어두운 톤을 드러내도록 해 핑크 골드 케이스와 대비를 이룹니다. 플레이트의 다른 부분, 배런스 콕이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도 브러시드 가공의 결을 살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두 개의 배럴 표면에는 릴리프 가공으로 입체감을 불어넣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백에서도 이러한 아름다움은 계속되는데, 센터휠에서 시작되는 기어 트레인을 고정하는 브릿지의 형태, 특히 2시에서 4시 방향에 배치된 기어와 이것을 고정하는 브릿지는 고전적인 구성과 샤톤으로 루비를 고정하는 방식이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또 센터 휠을 비롯 두 개의 휠을 고정하는 브릿지의 과감한 디자인도 매력적입니다. 배럴은 다이얼에서는 물론 케이스 백에서도 시선을 빼앗습니다. 오목 볼록한 굴곡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미러 피니시와 이것이 시시각각 드러내는 다른 느낌에 자꾸 눈길이 향합니다.
다이얼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케이스 백에서도 대칭 구조를 드러냅니다. 12시 방향 클릭와 맞무린 두 개의 배럴, 다시 그것을 거치는 센터휠(위치상 중앙에 있기 때문에 편의상 센터휠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센터휠을 통해 이어지는 기어 트레인의 선 굵은 배치가 인상적입니다. 다이얼, 케이스 백 모두 빼어난 피니싱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스몰 다이얼은 에나멜, 스몰 세컨드는 레커 처리로 만들었고, 다이얼의 기반이 되는 전체의 플레이트는 서서히 회전하는 패턴을 드러내며 어두운 톤을 드러내도록 해 핑크 골드 케이스와 대비를 이룹니다. 플레이트의 다른 부분, 배런스 콕이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도 브러시드 가공의 결을 살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두 개의 배럴 표면에는 릴리프 가공으로 입체감을 불어넣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백에서도 이러한 아름다움은 계속되는데, 센터휠에서 시작되는 기어 트레인을 고정하는 브릿지의 형태, 특히 2시에서 4시 방향에 배치된 기어와 이것을 고정하는 브릿지는 고전적인 구성과 샤톤으로 루비를 고정하는 방식이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또 센터 휠을 비롯 두 개의 휠을 고정하는 브릿지의 과감한 디자인도 매력적입니다. 배럴은 다이얼에서는 물론 케이스 백에서도 시선을 빼앗습니다. 오목 볼록한 굴곡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미러 피니시와 이것이 시시각각 드러내는 다른 느낌에 자꾸 눈길이 향합니다.
눈을 즐겁게 하는 수많은 아름다음에 비해 기능을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한 편입니다. 7시 방향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제외하면 타임 온리이기 때문입니다. 크라운 조작계 역시 기능을 따라 간단하죠. 크라운 포지션은 0과 1입니다. 포지션 0에서 수동 와인딩이 이뤄집니다. 12시 방향 스몰 다이얼의 좌우로 배치된 트윈 배럴에 동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풀 와인딩시 파워리저브는 90시간이며 크라운을 돌려보면 왼쪽 배럴 위의 기어가 회전하게 됩니다. 크라운을 돌려보면 탄성이 느껴지는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크라운을 한 칸 당기면 시간 조정이 가능하며 분침을 돌리는 느낌은 약간 무겁습니다. 이때 와인딩시처럼 오른쪽 배럴 위의 기어가 회전합니다. AP 이스케이프먼트라고 해도 시계인 만큼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크게 와 닿는 부분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오데마 피게로서는 보기 드물게 C.O.S.C 인증을 받았습니다. AP 이스케이프먼트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C.O.S.C라는 인증을 통해 드러낸 것이죠. 하루 오차를 일일이 표시하기 보다는 이쪽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케이스는 쥴스 오데마의 라운드 케이스를 거의 그대로 확대한 형태입니다. 케이스 지름 46mm로 드레스 워치로는 초대형이며, 케이스 두께도 수동 타임 온리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두꺼운 12mm 후반인데요. 위 이미지에서 보듯 각 인디케이터가 떠있는 듯한 구조에서 기인합니다. 두께가 있으나 다이얼의 측면에서도 볼거리가 있고 오데마 피게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 놓았습니다. 리뷰 모델은 핑크 골드에 블랙 코팅처리를 한 다이얼이나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케이스와 같은 톤의 무브먼트에 기요세 가공을 해 같은 모델이지만 케이스 소재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만든 점도 특징입니다. 시계를 정면에서 봤을 때 유광의 폴리시드 가공이 주를 이루지만, 측면에서는 브러시드로 처리했습니다. 커다란 케이스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으며 케이스 색상과도 잘 어울리는 악어 가죽 스트랩을 연결했는데, 46mm라는 물리적인 케이스 지름은 잘 어울리는 손목을 가릴지도 모르겠군요.
기술적 측면에서 쥴스 오데마 피게 크로노미터 AP 이스케이프먼트의 성과는 스위스 레버를 탈피, 전통에 기반한 혁신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당장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를 대체할 정도로 대량 생산은 어렵겠으나 새로운 이스케이프먼트를 성공적으로 소개하며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동력 효율을 통한 9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가져가면서 43,200vph로 하이비트로 진동하는 점인데요. 36,000vph 이상을 가능케하는 열쇠로 사용된 실리시움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도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트윈 배럴의 경우 병렬 연결로 긴 파워를 위함이 아닌 일정한 토크 유지를 위함임을 고려할 때AP 이스케이프먼트의 동력 효율을 다소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시계 전반에 걸쳐 아름다움, 특히 무브먼트 피니싱에 집중해 기계식 시계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잘 보여줍니다. 한 마디로 대단히 아름다운 모델이며 타임 온리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결합해 어느 정도의 실용성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교적 심플한 기능 속에는 대단히 테크니컬한 묘미가 숨겨져 있고요. 다만 앞서처럼 드레스 워치로는 케이스 지름이 큰 점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어 조금은 아쉽습니다.
시계에 대해 어쩜 이리 잘 아세요?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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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c pie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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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술품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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