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나는 이해력이 좋다. 그냥 내가 봤을때 그렇다. 그래서 무엇을 배울때 같이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나간다. 그런데 36년이나 살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뭘 잘한다고 말할게 없다. 꾸준함이 없는 것이다.

왜 꾸준하게 뭘 하지 못 하는 것일까? 내가 게으른 것도 있겠지만 처음에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내가 학습한 것이 보이다가 그것이 안 보이게 되면 흥미를 잃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엔 조급한 마음이 흥미를 잃게 하는 것이다.

친구의 경우를 봐서도 그렇지만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은 느리게 배우는 사람도 전문가 대열에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꾸준히 할 것인가다.

흥미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계속해서 꾸준히 하려고 하는데, 어느순간 잊혀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작은 목표를 잡거나 오늘 해야할 분량을 정하는 것은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심지어 그렇게 하고도 잊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재미가 없어도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 흥미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내린 결론은 결국 ‘흥미가 있어야 한다’다.

재미가 없어도 꾸준히 하는 굉장한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이 못 된다. 꾸준히 하려고 해도 아주 잘 잊어버린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면 마지막으로 했던 날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일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나는 그렇다는 것이다. 반면 재밌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은 들어도 무시하고 매일매일 한다. 흥미없는 일들을 하거나 힘든 일을 할 때도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말이다.

결국에는 재미없게 느껴지는 일들, 해야하는데 힘들어서 막막한 일들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면 모든게 해결되는 것 아닐까?

이것이 자기계발이라는 분야의 가장 기초가 되며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재미없는 일들을 재밌게 느껴지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답은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재미없는 공부라도 이미 나온지 오래 된 게임이라 하는 사람이 없어도 성과가 나온다면 그 게임에서 제일 잘 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에서 아무리 그 재미없는 걸 왜 하는지 물어봐도 재밌다는 답변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성과가 나오기까지의 묵묵히 계속 해야하는 깜깜한 노력의 터널을 어떻게 지나가야하는지가 이제 다른 문제가 된다. 이 터널을 지날때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감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는 무재미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 바로 ‘감정’이 실재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아주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고 있다. 이걸 왜 쓰는건지에 대한 의문의 감정, 이걸 다른 사람들이 혹시라도 읽게 된다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는 공포의 감정, 나는 정말 글을 못 쓴다는 어렸을 때 조금 더 많이 글쓰는 걸 연습할 걸 하는 후회의 감정 등 아주 많은 감정들이 내가 이걸 쓰는 걸 아주 힘들게 하는데 결국 내가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던건 이런 감정들이 실재가 되도록 하고, 그 감정들이 원하는 대로 멈췄기 때문이다. 그리곤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고, 잊어버린다.

이런 감정들을 그러면 어떻게 하면 실재가 되지 않도록 할까?

그냥 하면 된다. 감정들이 일어나도 그렇구나 왜 쓰는지 모르겠구나 하고 그냥 쓰던거 계속 쓰면 된다. 아 이거 다른 사람들이 읽으면 부끄럽겠구나 하고 그냥 계속 쓴다. 너무 못 쓰는구나. 이게 글이냐. 그냥 쓴다.

실제로 최악의 글이어도 그 감정들이 원하는 대로 중간에 멈춘다면 그 자리에 계속 있게 된다. 하지만 감정을 무시한다면.. (생각보다 쉬우면서 어렵다.. 뭔 말이여..)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가는 것이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이는 것이 성공한 사람들과 나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매일 1프로씩 일년간 성장하면 약 38배가 된다. 그 한 걸음이 아주 작아 보이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게 된다. 복리가 아니더라도 일년 후면 365걸음 앞에 있을테니 말이다. 우리 모두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