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회식의 빈도가 많이 줄었다. 회사 사람들과 함께 먹는 자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빈도 낮은 그 자리도 딱히 가고 싶은 자리가 아니게 되었다.
그런 술자리 중에 한 번의 술자리. 앉자마자 이거 언제 끝나나 시계를 본다. 두시간 반쯤 지나서 먹을만큼 먹었으니(또는 오늘 계획된 금액만큼 먹었으니) 일어나자는 누군가의 말.
소주가 반 병 넘게 남았는데 그냥 일어나긴 아깝다며 맥주를 하나 더 주문해서 섞어버리는 누군가. 맥주가 남았기에 소주를 시켜 섞어버리고, 또 소주가 남아 맥주를 섞어버리고 이런 아슬아슬한 리듬게임 끝에 드디어 둘이 함께 끝나는 순간이 왔다. 맥주와 소주의 최소공배수는 약 40분이었다.
타이밍을 보고 있던 식당 주인이 서비스라며 좀 거창한 안주를 내어왔다. 이거 그냥 가면 안된다며 다시 시작된 소주 맥주 릴레이. 안주와 맥주와 소주의 최소공배수는 50분 정도였다.
모든 것이 끝나고, 집 근처에서 지하철을 내려 뱃속이 그득하지만 그래도 왠지 허기진 마음에 컵라면을 하나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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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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