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간첩들의 슬픔 (위대하게 은밀하게 : 2013)

in hive-196917 •  last year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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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느 외딴 동네에 바보가 살았다. 늘 녹색 츄리닝에 히죽 거리며 다니고 초등학교 꼬마들에게까지 맞으며 산다. 슈퍼 순임(박헤숙)아주머니 집에 기거하면서 잡일과 배달을 해주고 숙식을 제공 받고 있다. 물론 약간의 월급과 더불어... 하지만 그는 북한에서 보내진 남파간첩이다. 그것도 전설같은 5446부대출신으로 20000대1을 통과한 엘리트 요원 원류환(김수현)이다. 근데 하필이면 왜 동네바보 역할을 시켰는지... 이곳에서는 바보 동구라고 불린다. 그렇게 2년이 지나서 이 동네 사람이라면 속까지 꿰뚫고 있는데 아무런 지령이 없다. 심심하다. 역시 더 오래된 공작원인 우체부아저씨 서상구(고창석)도 10년이 넘도록 그렇게 살고 있다.

이 슈퍼에는 아주머니 말고 외아들9조두석(홍경인))이 하나 있는데 경찰공무원공부를 몇년째 하고 있고, 아침이면 만나는 직장녀 유란(박은빈)을 은근히 좋아하지만 그녀의 남동생 고등학생 유준(최우식)은 동구를 툭툭 치고 다닌다. 치웅, 세웅 형제는 늘 동구에게 돌을 던지며 놀린다. 자신을 재즈 가수라고 하는 란(이채영)은 늘 술에 쩔어있고 이발소 아저씨 박씨(신정근)는 치웅이 형제 엄마(이연경)을 짝사랑한다. 고영감(장광)은 몇개의 셋방을 치고 있어 알부자이다.

또 근방에는 얼마전에 이사왔다는 가수지망생 리해랑(박기웅)이 있었는데 그는 북한 최고위층 간부의 자제이자 류환 못지않은 5446부대 조장 출신으로 실력이 막강하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나타난 최연소 남파간첩 리해진(이현우)급파된다. 리해진은 과거 5446부대 류환 밑에서 있던 조원이었다. 이렇게 별다른 지령없이 시간은 흘러 동네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뜻밖의 지령이 은밀하고 위대하게 내려진다. 5446부대를 총괄하는 리무혁대장(주현)이 교관 김태원(손현주)에게 연어들(5446부대출신 남파 간첩들)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김정일이 남한과 화해분위기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가치가 없어진것이었다. 김교관은 즉시 자결하라는 명령을 하달했고 대부분은 명령대로 이행을 했지만 류환,해랑,해진등 세명이 남았던것이다.

남한에서도 이미 이 소식을 접하고 대공요원 서수혁(김성균)은 셋을 살리려고 투항하라고 하지만 쉽사리 될리가 없다. 한편 김교관은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고 드디어 결판의 시간이 오게 된다. 해랑은 수류탄을 든 김교관을 끌어안고 뛰어내려 장렬히 전사하고 해진과 류환도 대공요원들의 총에 쓰러지고 만다. 그 와중에 류환은 아주머니가 주신 통장을 살펴본다. 첫줄엔 동구월급이라고 20만원씩 6개월 찍혀있고 다음은 우리동구월급이라고 30만원씩 찍혀있고 그다음은 우리둘째아들이라고 40만원씩 찍혀있고 마지막으로 우리아들장가밑천이라고 50만원씩...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얼마후 동네벽에 아주머니와 동구가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놓고 연락좀 달라했더니 액자 뒤에 건강하세요라는 낙서가 써 있는게 아닌가! 그럼... 그럼 ... 어딘가 살아 있다는것인가?

처음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때는 에고편이나 포스터 사진만 보고 그저 그런 영화려니 하고 관심도 두지않았었다. 하지만 아들녀석이 보라고 던져준 원작 만화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아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간첩이 등장하는 영화인줄도 몰랐고 이렇게 대단한 조연들이 출연하는지도 몰랐다. 단지 김수현이라는 배우에 편승하려는 작품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었다. 원작에서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http://blog.yes24.com/document/8278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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