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밀리고 있어요.

저는 모 중소기업에서 웹디자이너로 재직 중입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많이 힘듭니다. 매출이 잘 나오지 않고 있어요.

모든 회사가 그렇듯 잘 풀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친구들에게 회사 얘기를 하면 시트콤같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지요.

하지만 회사가 어려울 때에도 급여가 밀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저번 달에는 처음으로 월급을 다 받지 못했습니다. 절반 정도가 먼저 지급되었고, 나머지 절반 중에서 다시 절반이 오늘 입금되었어요. 회사에 입사한지 3년이 넘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회사의 사정은 알지만 신용카드 결제액, 통신비, 보험료 등 저도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항목이 있습니다. 한달살이 인생인지라 급여가 들어오지 않으면 경제적 공백을 메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 첫 달이 어려워지면 다음 달도 어려워지고, 그렇게 밀리다 보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마음속 한 구석에서 이직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은 또 달라요. 기업의 이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조직이지만 그래도 그 조직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3년 동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순간에도 급여를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던, 앞으로도 그럴거라던 대표님의 말씀도 떠오릅니다. (그런데 월급이 밀렸으니... 정말 많이 힘든 시기인가 봐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고, 사람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하는데, 끝까지 믿어볼까 싶기도 하고, 서둘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이직 준비를 해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숟가락도 던질 수 있는 타이밍에 빨리 던져야 한다는데... 그렇죠? 어떻게 할까요?

결국은 제 선택입니다. 누가 대신 선택해 줄 수가 없는 문제예요. 올해 만난 첫번째 난제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모르겠지만 제가 부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나님 응원)

이런 저런 걱정으로 잠이 오지 않는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