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대화

in hive-196917 •  3 years ago 

저는 퇴사일을 확정하고 이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이에요. 이제 곧 백수가 된다 생각하면 마음이 싱숭생숭 합니다. 어제는 첫째가 회사에 대해 묻더군요.

"엄마는 이제 다른 회사에 가요?"

"아니, 다른 회사 아직 못 구했어.
그냥 새로운 회사를 구하지 말고 엄마 그냥 쭉 백수할까?"

"안돼요."

"왜?"

"목이 마르다. 물 살 돈이 없잖아. 그럼 물을 못 사고 죽어버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엄마 열심히 알아볼게."

아이들이 갖고 싶다는 것, 가고 싶다는 곳 - 뭘 심하게 요구하는 것도 아니기에 웬만한 건 다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못 가긴 해도, 여건 되는 한에서 여기저기 나들이도 하고요. 아이들이 빨리 철드는 건 싫어서 가난하다거나 돈 없다고 푸념한 적도 없고요.

그리고 실제로... 아니... 부자가 아닌 건 확실하지만요-_-; 어쩌다 돈이 없어 물을 못 사 죽는 지경까지 갔냐고요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장난기가 발동해서 질문을 하나 더 했습니다. 반응이 궁금했거든요.

"네가 엄마한테 물 살 돈을 주는 게 어때?"

그랬더니 조금은 아쉬운 듯 하면서도, 제법 단호한 말투로 대답합니다.

"그건 안돼요. 나는 어려서 통장에 있는 돈을 뺄 수가 없어요." (본인 통장에 들어있는 돈을 떠올린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저는 이번에는 자녀 찬스를 써서 백수생활을 즐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ㅋㅋㅋ 그래, 얼른 얼른 자라거라. 20년 뒤가 아주 기대가 됩니다ㅋㅋㅋㅋ 그때가 되면, 아마 기억이 안난다 하겠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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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뒤로 물러서는건 큰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해요...저도 너무 지금 다니는 회사가 힘들지만....전 아직 그럴 용기도 없어서...응원합니다. 화이팅요~

감사합니다~ @romance0315님도 좀더 편안한 회사생활 되시길 기원할게요:)

블록체인에 기록을 남기셨군요 ㅎㅎ
마음에 드시는 자리 어렵지 않게 구하시길 바랍니다.

오! 그렇군요! 나중에 크면 보여줘야겠습니다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백수 생활이 짧았음 좋겠네요 :)

귀엽네요 ㅎㅎㅎㅎㅎㅎ

아이들이 벌써 자본주의의 룰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OTL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