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두를 사다가 250그람씩 직접 로스팅을해 커피를 마시고 있다. 보통 2~3주 단위로 로스팅을 하게 되는데 누군가 어찌보면 매우 귀찮은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매우 고상한 취미 활동이다. 벌써 2년 정도 로스팅을 해오고 있는데 처음엔 종종 태워 먹기도하고 너무 가볍게 하기도 했고 그치만 그 때마다 다크 로스팅이다 레쩨로다식으로 위안을 삼아 내려 마시기도 했다.
직접 로스팅을 해서 마실 수 있다보니 다양한 생두를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온갖 것 다 먹어보고 베스트는 인도네시아 만델링. 로스팅이 제대로 잘 되고나면 원두에 윤기가 좌르르.. 게다가 냄새가 마치 트러플의 방구냄새처럼 고소한 향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신맛의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차라리 신맛 보다는 쓴맛을 그리고 고소하고 향이 좋은 커피를 좋아한다. 이 점에서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내 취향을 저격하는 원두이다.
고상하고 몹쓸(?) 취미덕에 왠만한 커피숍에서 사먹는 커피는 도저히 맛이 없어서 못먹는 정도가 됐다. 직접 내려먹기 전까지는 모르고 곧 잘 마셔왔는데 이젠 입이 고급이 되었는지 제대로 로스팅되지 않은 그리고 제대로 추출되지 않은 커피를 한눈에 달아 볼 수 있게 됐고 입맛 또한 까다롭게 변해버렸다. 덕분에 밖에 외출할 땐 보온병에 직접 추출한 원액을 챙겨서 나갈 정도. 뭐, 좋게 보면 늘 좋은 커피를 저렴하게 먹는 습관을 갖게 된 샘이다. 사실, 챙길때마다 늘 뿌듯하기도하고 즐겁기까지하다. 무려 2년이 넘도록..
자 그럼 오늘도 로스팅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