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 -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

in hive-196917 •  4 years ago 

E3C1AFDC-BC3A-4C3A-B325-A3B2F188AF10.jpeg




2017년도 코인 불장에서 코인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땅이 발에 붙어 있지 않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코인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는 투기꾼이거나 과대망상증, 허언증 환자처럼 보였으니까. 당장 비트코인으로 마트에서 결제가 가능할 것처럼 말하거나 미국의 달러패권이 곧 무너지고 그 자리를 암호화폐가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이상주의자도 있었다. 그 시끌시끌한 광장에 섞여 있었던 나 역시 들떴고, 꿈을 꾸었고 신났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꿈을 꾸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로마가 하루만에 멸망하지 않았듯이, 자동차가 일 년만에 마차를 대체하지 않았듯이 코인도 그럴 것이라고. 2018년 코인시장이 대세하락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전기차를 기다리듯이.

사실 나는 2013년도부터 전기차 충전기 회사 주식을 사 모았다. 그 시점으로부터 10년 후에는 길에서 전기차를 많이 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차 충전기 회사, 2차전지 소재회사, 그리고 2차전지 배터리 회사가 공장증설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처음에 장미빛 꿈을 꾸면서 호기롭게 투자했으나 4차산업혁명과는 담을 쌓았던 박근혜 정권 내내 전기차 시대는 열릴 것 같지 않았고 급기야 2016년도 사드 이슈로 전기차 관련 회사들은 고난을 겪었다. 그 어둠의 끝에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시발점이 되어 환경오염 이슈가 떠오르자 전기차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 사이에 전기차 관련 회사의 실적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와 맞물려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팀은 살아남았다. 아직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지금 현재는 살아 있다. 네덜란드 튤립같은 테마성 버블을 거치고 오랜 시간 침체모드였다가 이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코인에 대한 질문을 하면 더이상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 주말, 클럽하우스 가치투자방에서 한 펀드매니저에게 코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없지만 투자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과연 10년 후에는 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리고 코인은 우리의 일상에 어떤 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 그리고 스팀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살렘의 왕은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보석채굴꾼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었다. 에메랄드 하나를 캐기 위해 오 년 동안 강가에서 99만 9천 9백 99개의 돌을 깨뜨렸다. 마침내 그는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 순간은 그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돌 하나만, 단지 돌 하나만 더 깨뜨리면 되는 그런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자아의 신화, 그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노인은 그의 삶에 개입하기로 했다. 노인은 한 개의 돌맹이로 변해서 채굴꾼의 발 앞으로 굴러갔다. 오 년동안의 보람 없는 노동에 한껏 화가 나 있던 채굴꾼은 그 돌을 집어 멀리 던져버렸다. 그가 던진 돌은 날아가 다른 돌과 세게 부딪혔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를 내보이며 깨어졌다.”




이 대목을 읽으면 지금 스팀파워를 다운하고 싶은 욕구를 꾹 누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기를 기다린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스팀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가 될 때까지.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이 성경구절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기다리는 자에겐 복이 있나니.”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지금 스팀파워를 다운하고 싶은 욕구를 꾹 누르게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쨀 뻔 하셨네요.^^

럭키님의 진득한 투자 마인드를 보고 힘을 얻습니다:-)

Q. 대세상승장의 스팀 가격으로 알맞은 보기를 고르시오.

보기 1번 - 1달러
보기 2번 - 2달러
보기 3번 - 4달러
보기 4번 - 8달러


보기 3번 정도가 정답이 될때까지는
한 번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기다리는 자에겐 보기 3번정도까지는
보여주시지 않을까 싶어서.. ㅎㅎ;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보기 5번도 있지 않을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 하시는 일마다 아름다운 결실을 보시길 기원합니다 :-)

글이 술술 읽혔습니다.^^

꼭 아름다운 결실을 맺으시길 기원합니다^^

글이 너무 좋네요 ㅎㅎ 에메랄드가 나올때까지 기다려보시죠~

네 즐거운 기다림 되시길 바래요:-)

  ·  4 years ago (edited)

개입한 건 노인이랍니다. 5년도 지나지 않았고 99만 9천 9백 99개의 돌을 깨뜨린 사람도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채굴꾼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사람도. 언제쯤? 누가? [스팀시티]를 집어 던질까요? 후후 휘리릭~

그러게요... 과연 누가!!!

“기다리는 자에겐 복이 있나니.”. ๑ᴖ◡ᴖ๑え占좋ØГ

Very n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