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어느 대기업 임원의 퇴직일기

in hive-196917 •  3 months ago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정경아

이랜드 그룹 의류 디자인 실장을 거쳐, 신세계 그룹 상무로 퇴사, 30년 간 근무했다.




별보다 찬란한 인생 2막

회사 밖에도 '나의 삶'이 존재함을 알았더라면 조금 덜 아프게 시작할 수 있는 '인생 2막'을 위한 응원가.

누구도 속 시원히 알려주지 않았던 대기업 임원의 회사 밖 착륙기.




30년 직장 생활이 끝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초.

회사 안에 있는 동안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퇴직 이후의 삶.

내 일을 조금 덜 사랑하고 회사 밖에도 '나의 삶'이 존재함을 알았더라면 조금은 덜 아프게 시작했을 수 있는 '인생 2막'에 관한 이야기.




저자는 과거 '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유리 천장을 부수고 여성 임원이 된 노하우를 담은 책 <독한 언니의 직장생활백서>를 이전에 출간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두번째 출간한 책이 직장생활에 올인했다가 아무 준비 없이 팽 당한 '퇴직 일기'이다.

저자는 임원 달고 열정 뿜뿜으로 죽어라 1년을 보냈지만, 미처 그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전에 거의 좌천되다시피 조직 개편으로 인사 이동되었다.

임원은 임기가 2년이니, 이제 1년후 추가 계약은 없을거라는 의미였던 것.

2년 차, 임원 인사 시기, 어느 금요일 오후 인사팀 임원으로부터 본부 회의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는 자신을 포함, 여러 다른 임원들이 있는 곳에 대표가 와서 한 마디 한다.

"여기 계신 분들은 올해가 마지막인 분들입니다."

저자는 30년의 직장 생활 종지부를 찍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초라 표현한다.

임원 목숨 정말 파리 목숨이다.

정년 퇴직을 목표로 한다면 임원이 되는 것보다는, 만년 부장으로 60세까지 버티는 트랙을 고려해야할테다.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내가 처음 임원이 되었을 때, 나에게 충고해 준 어느 선배 임원의 말이 생각났다.

"괜히 의욕 넘쳐 덤벼들어서 잡음 만들지 말고, 임원 1년 차는 그냥 조용히 흘려보내고 2년 차 초에 하나 터뜨려. 그럼 3, 4년은 갈 수 있어"




직장을 떠난 삶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막막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알고 있는 직업을 모두 떠올려 보아도 회사원으로만 30년을 살아온 내가 할 줄 아는 일은 그 안에 없었다.

올라가면 언젠가는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왜 나는 잊고 있었을까.




결국 퇴직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숙명과 맞서는 방법은 하나다.

떠나야 할 때는 더는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




온 힘을 쏟아온 지난 날의 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내 삶 전체를 회사로 채우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은 물론 주변도 돌아보며 내 삶을 일이 아닌 다른 것으로도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 직장인이라는 내 신분이 이 사회에서 보증서 역할을 한 것 같았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보다, 모 회사 소속이라는 사원증이 나를 더 강력히 지탱해 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회사 밖을 나오자 도대체 신뢰할 수 없는 정체불명 인간이 되고 말았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를 떠나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가 주특기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사람을 표준화시킨다.

실제로 세상에 제너럴 리스트는 차고 넘친다.

좋아하는 일이든 잘하는 일이든 나만의 주특기를 만들어라.




나는 무엇이든 내가 도전하면 다 될 줄 알았다.

경험에 이론을 더한 대기업 30년 차 직장인에게 세상이 먼저 손 내밀거라 생각했다.

전부 착각이었다.

회사 밖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대다수 직장인이 미래를 준비하려 해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아직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하늘의 크기가 한 뼘이듯 직장인으로서 구성할 수 있는 진로 계획에는 한계가 있다.

폭넓은 서칭은 최상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최대한 발품을 팔아 가능한 많은 선택지를 확보하기 바란다.




사업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게된 점이다.

회사의 직급으로 위장된 모습이 아닌 진짜 내 모습, 진짜 내 실력이었다.

이미 버려야 했을 몸에 안 맞는 치장을 걷어낸 모양과도 같았다.

위기를 만날 때마다 한꺼풀식 허물 벗듯 걷어내는 동안 나의 부풀려진 자만도 떨어져 나갔다.




퇴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아직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으로 산, 수십 년 삶은 안정감을 주는 대신 자생력을 앗아가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만든다.

회사를 나와 처음 겪는 상황들은 몰랐을 뿐, 알고 보면 별것 아닌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말이다.




회사를 떠난 후에 뼈저리게 후회하는 점이 회사에 있는 동안 회사 밖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분명 우리의 삶에서 회사가 전부는 아니다.

회사를 떠난 후에도,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살아온 시간만큼을 더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회사 안에서 사는 동안 해야 하는 일이 회사의 업무만은 아니다.

언젠가 반드시 맞게 될 회사 밖 삶을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프로직장인을 넘어 프로인생러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제이다.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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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인지, 뉴스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최근 직장인들이 진급을 안 하고 최대한 오래 다니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더군요~!!

진급을 해도 권한은 없는데, 책임만 늘어나는 경향이 많은 것도 한 몫하지 싶습니다.^^

요즘은 직급 체계 자체도 많이 사라지고 있어요.

저도 딱 지금 하는 일 그대로 오래하고 싶네요.ㅎㅎ 더 위로 가서 실무랑 더 멀어지면 너무 심심할 거 같아요.

저는 심심한거는 전혀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실적이나 일정에 대한 압박만 없다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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