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이 커서 일까, 어렸을 때 받았더 트라우마 때문일까. 나는 어느 중요한 사건이 있으면 지레짐작 먼저 발을 빼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숨통을 조여오는 이 초조한 기분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엄청난 수면욕구가 따라온다. 진짜 어찌할 수 없는, 진퇴양난, 혹은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과제를 맞닥트렸을 때 엄청나게 졸리다. 마치 누가 약을 탄 것 처럼.
고삼때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맨날 잠을 잤고, 24시간을 내리 자본 적도 있다. 정말 공부가 하기 싫었고, 나는 잠으로 도망을 쳤던 거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벌여놓은 것들은 많은데 하기는 싫고. 그럴때마다 정신이 헤롱헤롱하다. 너무 피곤해진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자책감과 함께 한심한 내가 보인다. 그걸 보는게 너무도 고통스럽다.
어쩌면 나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하기 싫은 마음이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되서 잠으로 도망쳤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박진영은 하기싫다고 하면서도 해야한다고 말했는데, 참 그게 어렵다. 그리고 하지 않았을 때는, 혹은 하기 싫은 마음이 한심하다고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면으로 도망갔던 일이 또 한심한 나를 불러온 듯 하다.
하지만 한심한 나를 인정하라고 한다면 인정하기가 싫다. 너무도 싫다. 수치스럽고, 한심한 인간이 아니라 출중한 내가 되고 싶다. 하지만 마음 속에 한심한 나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현실에서는 계속 한심한 나를 창조하리라는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운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한심한 내가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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