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기간을 오롯이 양가에서 보낸 첫 명절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명절에는 시댁에서 며칠 보내고, 친정에는 보통 점심때 가서 점심,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곤 했어요.
시댁이 집에서 조금 더 멀기도 하고
남편은 딱 남매라서.... 덜 왁자지껄 하기도 하고
안 자고 오면 시부모님이 심~~~하게 섭섭해 하시기도 해서요.
친정에서는 집에 오는데 1시간이면 되기 때문에, 늦게까지 놀아도 잠은 집에서 자곤 했죠.
친정 형제들이 많아서 다들 자면 너무 복잡하기도 하구요.
대신 아무래도 가까우니 평소에 더 자주 들릴 수 있었고
아버지가 투병중이신 기간에는 전화도 방문도 더 많이 했었지요.
아버지 없이 보내는 첫 명절.
남편이 예년처럼 하면 우리가 다 돌아가고 엄마가 너무 외로우실거 같다고 자고 오자 하더라구요.
너무 고맙죠.
엄마는 영정사진을 화장대 위에 두셨어요
친정에 가면 "아빠 안녕~" 하고 사진보며 인사 합니다.
말기에는 긴 대화를 힘들어 하셔서 "아빠 안녕~" 이렇게 인사 했고
아직 아가들인 조카들도 "할아버지 안녕~" 이렇게 인사 해서 그게 자연스러워졌어요.
조카들도 제가 사진에 인사하는거 보더니 아버지 사진에게 저처럼 인사합니다.
아버지는 평소 조카들과 헤어질때는 하이파이브를 해주셨고
돌아가시기 3일 전에 제가 찾아뵙고 집에 올때 정신 없는 와중에도 손을 내미시더라구요.
손을 꼭 잡아드리고 "아빠, 다음주에 올께요." 했었는데 그 '다음주의 방문'이 임종을 지키는 일이 되었었죠.
아무튼.. 돌아오는 길에도 아빠 영정사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왔습니다.
어제 다 모여서 왁자지껄 보내고, 저녁에 다들 돌아가서 저희 부부랑 막내만 남았어요.
결혼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시댁에서 자는건 불편해요. 그래서 잠을 좀 설쳤는데,
아버지 없이 보내는 첫 명절이라 그랬는지.. 친정에서도 겨우 서너시간 눈을 붙였어요.
영 잠이 안와서 뒤척뒤척 하다가 새벽에 거실로 나가봤더니 안방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더라구요.
엄마도 쉽게 잠을 이루지는 못하시는것 같아서 맘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도 아직 어린 조카들 덕분에 많이 웃고 시끌벅적한 명절을 잘 보내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잘 도착했다고 문자 보냈더니
"이제 일상에서도 잘 적응하며 지내보자. 아빠도 그러길 바라시겠지. 네가 있어서 여러가지로 든든하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열심히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아빠도, 우리 스티밋 이웃님들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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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kim님 화이팅입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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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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