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라이프] #72 여름사냥 2/3

in hive-196917 •  3 years ago 

그리고 30일 금요일입니다. 부동산은 제 기다림과는 상관없이 소식두절입니다. 31일 토요일에도 연락두절입니다. 토요일엔 문 여시더라구요. 하루종일 목이 빠져라 기다렸지만 목만 빠지고 연락은 없습니다.

8월 1일. 아… 방콕에서 5년을 견딘 저도 한국의 더위는 감당이 안됩니다. 습도가 훨씬 높습니다… 운동을 해서 쥐어짜 땀을 빼고 나면 30분 정도는 견딜만 했지만 이후 다시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집앞을 지나다 부동산에 A4에 붙여놨네요 7/30-8/5일 휴가가요~ 헐.

8월 2일… 20분씩 쪽잠을 잡니다. 집주변 호텔을 잡아도 평일엔 출근 시간 때문에 오래 못있습니다. 아까워서 포기. 코로나 때문에 찜질방도 불가… 낮에는 직장과 저녁에 카페와 식당을 전전하면 되는데…. 10시 이후엔 꼼짝없이 집 안에서 저온살균모드입니다. 급 에어콘 공수에 나섭니다. 이동식 에어콘을 몇시간 동안 연구 합니다. 걍 지릅니다.

8월 3일… 새벽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생전 않던 새벽출근을 합니다. 직장 사무실 에어콘은 새 에어콘입니다. 오후, 집주인이 전화가 오네요. 생전 처음듣는 집주인의 목소리 황송합니다… 에어콘이 하나 있는데요. 내가 까먹고 있었네요. 근데 설치하려면 기사가 필요한데, 기사가 없어요. 어떻게 기사는 세입자님이 좀 알아보면 안되나… 헐… 저 에어콘 이동식 하나 샀어요. 이걸로 버텨보겠습니다. 요새 기사가 없잖아용… 그냥 겨울쯤에 달아주세요. 아 그럼 그럴래요? 오늘 들어가면 더위에 죽을 것 같습니다. 대책없이 직장 사무실에서 야근 핑계로 잡니다. 에어콘이 새거라 얼마나 센지 얼어죽을 뻔 합니다.

8월 4일… 그렇게 새벽에 얼었다 녹았다 의자에서 자며 뿌드득한 몸을 일으키지만 요샌 아침에 밤샘 후 목욕탕도 없죠. 그러나 드디어 드디어 에어콘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옵니다. 일이 손에 안잡힙니다. 집에 옵니다. 에어콘이… 없습니다. 도착했대매… 아 경비실… 아저씨… 내 에어콘 줘요~~ 경비실 아저씨는 우리집에 온 택배 없는데 뭔소리냐고 확인해보라고 창고를 보여줍니다. 없습니다. 덩치가 큰 물건이니 안보일래야 안보일 수가 없습니다.

택배아저씨에게 전화합니다. 아 그거요? 사무실이시죠? 그 앞에 갔다놨는데? 저 가정집인데요… 어 사무실이던데… 불러주는 건물은 제 집에서 한블록 떨어진 곳입니다. 약 200미터 거리… 아 옆 건물이네요 제가 가져올게요. 어… 그거 무거워서 일반인은 못들텐데요? 하하 제가 덩치가 좀 있습니다. 확인되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운동화를 챙겨신고 나갑니다. 있네요. 아 근데 부피와 무게가 진짜 생각보다 ㅋㅋㅋ 200미터 저쪽 3층에서 이쪽 3층으로 옮기는게 만만치는 않네요. 하지만 드디어!!! 에어콘을 이손으로 들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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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베에서 기념샷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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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이미 온몸이 젖어있었지만, 이미 마음은 시베리아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녹녹치 않더군요.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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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너무 고생하셨어요. 더 힘든일이 기다리고 있는건 아니죠?
수수님, 힘내세요! 너무 젠틀하신 거 같아요. 저라면 아마 버럭 했을 수도 있어요.

이제 시원하신가요? 일단은 해결이 되어 다행입니다.

예수이십니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성능은 어떤가요?
그나저나 그 큰것을 어찌 운반 하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