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설날 전에 올렸어야 했는데
영화를 선택하는 과정은 언제나 더럽게 피곤하다.
요즘같이 VOD, OTT서비스가 무한경쟁하는 시대에
영화보는게 이렇게나 편리하고 값싸졌는데도
아직도 볼만한 영화는 찾기 힘들다.
그 이유는 시간이 흘러도 포스터와 트레일러로 영화를 선택하는 방식은 변함없기 때문인것 같다. 요새는 유튜브의 온갖 영화소개 채널들이 그 선택을 대신해주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한장의 포스터와 1분남짓의 트레일러만 가지고 영화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잠깐의 홍보물로 영화를 선택하다보면 선입견이 생긴다. 대중영화시장에서 비슷한 스토리, 어디서본듯한 장면이 넘치다보니 트레일러만보고 그 영화의 모든것을 판단하는것이다. 여기에더해 이런 홍보물이 영화의 무드와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걍 무슨 영화인지 모른채 잊혀지는거다.
그래도 좋은 영화라면 어찌되든 입소문에 오르내리게되어 결국 보게되는 법.
그리하여 이번 글에선 포스터만보고 별로일거라고 예상했으나, 막상보니 괜찮았던 영화들을 모아봤다.
익스팅션:종의 구원자
넷플릭스 구독할때 계속 추천영화로 떴는데 흔한 외계침공sf물이라 생각하고 스킵했던 영화.
포스터만 봐도 평화롭던 세상에 외계인이 침공해서 가족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
이런 고리타분한 스토리가 저절로 그려진다.
넷플릭스 추천작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길래 속는셈치고 보자는 마음으로 봤는데, 보고나서 오? 이걸 이렇게 비틀었네?
하며 감탄했었다. 관객들이 흔히 예상하는 클리셰를 영리하게 잘이용한 영화라고 생각.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제목 진짜 촌스럽지 않음? (원제도 직역하면 뜨거운 짭새들
)
근데 보고난 뒤엔 이보다 잘어울리는 제목이 없다는 걸 알게될 것이다.
흔한 미국식 코미디액션영화로 보이지만, 그동안 봐왔던 코미디영화와 전혀다른 영리한 디테일과 깜찍한 위트가 가득한 영화였다.
유튜브의 영화 에세이 채널을통해 에드거라이트감독에 대해 알게되었는데, 그의 필모를 찾아보면서 이 영화를 보게됬다. 에드거라이트 감독의 코미디영화는 기발한 전개와 잘짜여진 연출로 웃음을 자아내는 스타일. 만약 뜨거운 녀석들
을 재밌게 봤다면 감독의 다른 필모도 찾아 보는것을 추천한다.
기억의 밤
개봉년도가 꽤 최근인데도 개봉한지 전혀 몰랐던 영화..
vod시장에서 몇번 봤던것같긴 한데, 두 주연배우가 내기준 그리 믿고보는 배우는 아니라서 아마 눈에 띄더라도 계속 스킵했을것 같다.
그러다 방구석1열
에서 이영화를 소개했는데 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보게됬다. 예능을 통해 주요 반전을 알고봤는데도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씬들과 높은 몰입도 덕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봤던 기억. 또한 평소 코믹하고 가벼운 이미지로만 기억한 장항준 감독을 완전히 다시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진짜 괜찮은 작품인데 생각보다 관객수가 적었다.
잘하면 입소문탈만한 영화인데,, 넷플릭스에서라도 흥하길 바래본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갠적으로 로맨스영화를 별로 안좋아한다.
나에게 로맨스물, 로코물은 가장 지루하고 뻔하게 느껴지는 장르.
(아, 오만과편견
이랑 노트북
은 제외. 요건 명작이지)
평소 로맨스물을 안보긴 하지만 이영화는 두 주연배우만 믿고 볼수밖에 없었는데, 당시 대형 프렌차이즈 영화에 미친연기력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제니퍼로랜스와 존나 섹시하고 잘생긴 브래들리쿠퍼가 나오기 때문이었음.
암튼 보기전엔 제목이 뭔뜻인지도 모르겠고, 걍 흔한 로맨틱코미디 영화일거라고 예상했는데, 보다보니 로맨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휴머니즘적인 시선이라고 해야하나? 부족하고 상처입은 사람들끼리 부딪혀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감독 데이비드 O.러셀 의 또다른 필모작 조이도 이영화와 비슷한 느낌이라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 성탄절에 잘어울리는 영화라 다음번 겨울때 추천작으로 써봐야겠다.
리미트리스
약 10년전 같이 학원다니던 선배가 하도 추천하길래 본 영화.
브래들리쿠퍼 리즈시절에 찍은 영화인데 여기서 엄청 까리하게 나와서 보고나면 입덕할수도있다.
포스터는 흔한 sf물 같았지만 당시봤을때 다른 상업영화에서 보지못했던 괴랄한 매력이있어 아직도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지금봐도 비주얼이 세련된 영화인데 한국 포스터는 이 매력을 부각시키지 못해서 아쉽다.
원래는 추천할 영화들을 리스트업하다가 선입견이 있었던 영화가 많아서 이 주제로 쓰게된 글이다. 크게 호불호 없을만한 영화로 추려봤는데 다 인지도있는 영화들이니 넷플릭스나 왓챠에서 찾아보면 볼수 있을듯.
아마 이글을 읽으신 분들도
한두개쯤 기대했던것보다 좋았던 영화가 있으실것 같다.
만약 있다면 댓글에 추천 부탁드려요. 좋은영화는 공유합시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