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는 나이 마흔을 "불혹" 이라고 했다. 세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마흔이 되면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야 하고, 옳고 그름을 잘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유혹과 주변 시선에 마음을 빼앗기고 바른 말과 행동을 습관화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번에 선택한 책은 "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이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들이 나이 마흔에 겪었던 일이나, 40대에 도움이 될 일화를 중심으로 엮었다.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으며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도리와 시련과 고난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는 이야기, 성패를 좌우하는 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풀어나간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불혹이라는 말이 단순히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이보다 유혹이 많은 시기니 더 조심하고 신중을 기하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든지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으니 자신의 주관을 뚜렷히 하라고 조언한다.
부부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매우 안타까운 내용이라 남겨두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마흔 즈음에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부부간에 이해와 존중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는 상대방의 장점보다 약점이 더 눈에 띄고 애정과 관심도 줄어들게 된다. 자칫하면 관계가 틀어지기 쉽다. 이는 현재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퇴계 이황은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던 손자에게 부부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릇 부부란 인륜의 시작이며 모든 복의 근원이다. 아무리 지극히 친하고 지극히 가까워도 또한 지극히 바르고 지극히 삼가야 하는 관계다. 그러기에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 사람들은 부부간에 서로 예우하고 공격하는 것은 잊어버린 채 다짜고짜 억누르려 하고 업신여기며 능멸하여 못 할 짓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모두 상대방을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 주는 말 같다. 이처럼 역사 속 인물들의 한 마디는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때문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배움이 많았던 책이다. 미처 모르고 있었거나 그냥 쉽게 지나쳤던 인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그들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다. 아직 마흔까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지금부터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겠다. 공자께서 "마흔이면 남에게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남기셨는데 불혹과 함께 마음에 새겨 둘 말이다. 마흔이 될 즈음에 다시 한 번 꺼내 읽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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