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조금 느린 아이들, 그러니까 발달 장애 아이들의 재활을 돕는 학교가 있다. 학교 앞 정류장은 등하교 시간이 되면 수업을 마친 학생과 학부모가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는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은데, 멀리서 뚜벅두벅 걸어오는 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난 한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두 사람의 걸음새를 좀 더 들여다봤다.
자세히 보니 서로의 몸을 얇은 끈으로 연결한 채 걷고 있었다. 끈은, 줄넘기 같기도 했고 등산용 밧줄 같기도 했는데, 한쪽은 학생의 왼손에 동여매져 있었고 다른 한쪽은 어머니 오른손에 칭칭 감겨 있었다.
왜 그런 거지? 고개를 갸웃했다. 궁금정은 아내 풀렸다.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외침에서 그들의 사정을 어렴풋이 짐잘할 수 있었다.
"찻길로 내려가면 안 돼!"
어머니는 아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애를 먹는 듯했다. 길거리에서 아들의 동선을 통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끈으로 몸을 동여맨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일순, 임신부의 자궁 안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태아의 모습이 내 머릿 속에 그려졌다. 태아는 탯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다. 자궁 밖으로, 세상으로 나오는 과정에선 그 줄을 끊어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목격한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의 몽뚱어리를 여전히 탯줄로 연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은 서로에게서 떨어질 수 없다는 듯.
잠시 뒤 나는 버스에 올랐다. 차가 출발하자 나와 모자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멀리서 바라본 어머니와 아들의 흐릿한 실루엣은, 서로의 몸을 생명줄로 연결한 채 만녀설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어는 기슭에서 대자연과 맞서고 있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그렇다면 저 어머니와 아들은 어떤 산을 무엇을 위해 오르는 것일까.
글쎄다. 어쩌면 저들은 낯선 길에 대한 두려움 없이, 꽤 아득하고 특별한 여정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감히 오를 수 없는 그들만의 신성한 봉우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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